이광호의 술이술이 마술이③ 맥스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한국 맥주가 북한 맥주보다 맛이 없다고?" 지난해 말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이 같은 보도를 할 때 국내 주류업체들이 발끈한 적이 있다. 이코노미스트지의 보도 배경은 국산 맥주가 싱겁고 맛이 없으며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주류업체들은 이코노미스트지에 반론을 담은 항의서한을 보내는 등 격분했다.
2006년 9월 론칭과 함께 국내 맥주 시장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100% 보리맥주 맥스. 맥스는 출시 후 매해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달까지 14억병 이상이 팔려 나갔다.
시장점유율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출시 초기 1%에 불과했던 점유율은 2007년 3.0%, 2009년 7.0%, 2011년 8.8%로 뛰었다. 지난해에도 8%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스가 국내 맥주 시장의 한 축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100% 보리맥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부한 맛과 향 때문이다. 일반 맥주와 달리 옥수수전분 등 잡곡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보리의 깊은 맛과 고급 아로마 호프(hop)를 사용해 풍부한 향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당시 소비자들에게 맥주는 맛과 향을 음미하기보다는 회식자리에서 다량 마시는 시원한 음료라는 인식이 강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근 몇 년 새 다양한 맥주를 경험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맥주 맛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뒤늦게 100% 보리맥주도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다.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선보인 '맥스 스페셜 2013'. 롯데호텔월드의 정통 독일식 브루어리 펍 메가씨씨에서 독일 출신의 클링크 해머 교수와 모델들이 맥스 스페셜 호프를 선보이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국내 1세대 브루마스터로 알려진 롯데호텔월드 잠실 브루어리펍 메가씨씨의 송훈 씨는 "맥스는 해외 맥주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우수한 맥주"라며 "맥즙향이 강하고 쌉쌀한 맛이 다양한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소비자들에게 더욱 맛있는 맥스를 제공하기 위해 맥스 생맥주에 대한 브랜딩을 강화하고 있다. 심볼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알아보기 쉽도록 맥스생(生)을 취급하는 업소에 인증마크를 설치했다. 전용잔도 마련했다. 국내 생맥주 시장이 2010년 이후 매년 3%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맥스생은 2007년 10월 출시 이후 연 평균 7%의 성장률로 약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생맥주 시장에서 두 번째로 잘 팔리는 생맥주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맥스는 생맥주 시장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