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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들의 마지막 당부는 언제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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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졸업식 축사, 10년 변천사 들여다보니…2000년 '사회변화 주도' 덕목 제시, 금융위기 직후엔 위기돌파 능력, 올해엔 노령화·복지 등 통합적 문제현안 해결능력 강조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김지은 기자] 새봄을 맞이하며 각 대학들의 졸업식이 마무리되고 있다. 졸업식 행사의 중요 식순 가운데 하나는 모교의 품을 떠나 사회로 나아가는 졸업생에게 보내는 '축사'다. 축사는 대부분 사회 각 분야에서 활약하게 될 졸업생에게 자긍심을 불어넣는 응원과 격려로 채워지는데, 그 속엔 당대의 사회 분위기가 녹아 있다. 최근 10년간 대학 졸업식에서 총장들이 보낸 축사 메시지를 통해 이 시대 청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요구를 들여다봤다.

◆2000년대 초·중반, '사회를 이끄는 리더십'= 대학을 졸업하는 청년들에게 무엇보다 강조되는 것은 '리더십'이었다. 각 대학은 졸업생들이 사회로 진출해 다양한 분야의 리더로 성공하기를 바라는 뜻을 담았다. 새 천년을 내다보는 이 시기에는 리더가 갖춰야 할 미래지향적 단어가 많이 등장했다. '사회 변화 주도' '역사적 과제 해결' 등 리더로서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강조한 축사가 많았다. 심윤종 전 성균관대학교 총장은 2001년 "무엇보다 선진적인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졸업생들이 사회의 변화를 주도할 지도자로 성장하기를 기대했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2003년 "높은 차원의 역사적 비전과 사회적 사명감을 갖고 이 시대, 이 사회의 역사적 과제를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인령 전 이화여자대학교 총장 역시 같은 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하는 자가 되라"며 앞서가는 리더가 되기를 독려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들어 경제 불황이 이어지면서 청년실업의 어두운 그림자가 대학가에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2006년 박철 한국외대 총장은 "안타깝게도 날로 어려워지는 경제 여건으로 취업 사정이 쉽지 않고 이는 비단 우리 학교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라 우려했다.

◆2000년대 후반, '다문화사회'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2000년대 후반에는 세계화에 따른 본격적인 다문화사회를 맞아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더불어 타 문화에 대한 '포용력'이 강조됐다. 2008년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은 "창의적이며 세상을 바라보는 넓은 시야를 가진, 다른 문화를 포용하고 존중할 줄 아는 리더십을 갖추기 바란다"고 말했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휩쓸자 젊은이들 사이에 본인의 역량만으로는 시스템의 위기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된다. 이럴 때일수록 '치열한 도전정신'을 강조하면서도 공동체가 무너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언이 축사에 반영됐다. 2009년 조인원 경희대 총장은 "여러분이 사회로 진출하는 오늘의 시점이 그리 밝진 않지만 그럴수록 더욱 창조적인 인생을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 '홀로서기'에는 '함께하기'가 동반돼야 한다며 "스스로 창조한 힘을 공공의 가치,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쓰라"고 덧붙였다. 전례 없는 위기에 맞서 '스마트사회' '소프트역량' 등으로 출구를 모색하라는 조언도 있었다. 서정돈 전 성균관대학교 총장은 2010년 "스마트사회를 이끌 창의력을 배양하라"며 "갈등의 요소를 소통으로 풀어가는 용기와 통합적 마인드야말로 새로운 미래에 필요한 소프트 역량"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노령화시대에 대한 대응'과 '사회 통합'= 올해 각 대학 축사에서는 '노령화시대'와 '복지' 등 최근 떠오른 각종 현안에 대한 문제해결능력이 요구됐다. 정갑영 연세대 총장은 지난 24일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이제껏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노령화시대에 고용, 복지, 의료의 난제를 슬기롭게 풀어가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타계를 계기로 '융합적' 리더십을 강조하는 사례도 눈에 띄었다. 조인원 경희대 총장은 "우리는 인류의 복리를 위해 진력하는 동시에 전체의 이익을 배반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주장을 경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은 25일 "미래를 만들기 위해 융합적으로 리드하라"며 "개인의 성공은 물론 국가와 사회를 위한 무거운 짐도 함께 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사회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는 이어졌다. 김병철 고려대 총장은 25일 소외된 이웃을 살피라고 강조하며 "대학의 근본 정신인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공선사후(公先私後)의 가치관으로 사회 전체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연천 서울대 총장은 26일 "자신의 이익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약자의 아픔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분법적 사고와 극한적 대립을 지양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소통의 문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축사했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김지은 기자 muse86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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