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부터 3월2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은밀한 기쁨(The Secret Rapture)'이란 수녀가 (죽음으로써) 그리스도의 신부가 되는 순간의 환희를 뜻한다. 영국의 대표적인 극작가 데이빗 해어는 자본주의에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면서 '은밀한 기쁨'의 의미를 좇았다.
연극 '은밀한 기쁨'은 1988년 영국에서 초연됐으며,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1980년대 대처 정부를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극이 시작되자마자 아버지의 가치관을 따르려는 주인공 이사벨은 주변 사람들과 크고 작은 갈등을 겪는다.
지난 7일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개막한 '은밀한 기쁨'은 오랜만에 대학로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정통 연극이다. 국내에서는 이 작품을 처음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김광보 연출은 "원작의 의미를 굳이 한국적인 상황에 맞춰 가려고 하지 않았다"며 "아버지의 부재에서 비롯된 가치관의 상실을 담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배우 추상미가 주인공 이사벨 역으로 5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추상미는 이번 역할에 대해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주변에서도 아버지 세대가 추구했던 전통이나 가치관을 추구하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이사벨은 아버지의 삶을 존중하고, 물질적인 욕구가 다른 사람에 비해 덜한 인물인데, 공연을 할수록 이 인물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추상미는 "연극에 있어서 상업적인 재미나 오락을 주는 장르도 좋지만 인간의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는 작품도 많이 나와야 한다. 이번에 정통연극을 택한 이유도 이러한 장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라고 말했다. 3월2일까지. 3만5000원.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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