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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시선]지방자치, 우리들의 이야기

최종수정 2014.02.04 11:11 기사입력 2014.02.0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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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학 서울대 행정연구소 특별연구원

김환학 서울대 행정연구소 특별연구원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개혁할 기회는 며칠 남지 않았다. 여당은 여전히 기초지방자치단체선거에서 정당공천제를 유지하려 하고, 야당은 이에 대해 공세는 취하지만 묻어가려는 내심인 듯하다. 정당공천제를 폐지할 수 없다고 하는 첫 번째 논거는 기초의원선거 후보자의 정당 표방 금지가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다. 하지만 정당공천과 정당표방은 그 맥락이 전혀 다르다. 입후보자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표방하여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밝힌다는 것은 그에게는 표현의 자유, 선거권자에게는 판단을 위한 알권리에 관련된다. 이에 반해 정당이 특정 후보를 배타적으로 공천하여 당선되도록 한다는 것은 중앙당이 지역정치를 지배하게 되는 결과를 갖는다. 이는 중앙정치와 지방자치, 국가와 지역사회 간의 권력배분에 관련된다. 즉 다른 문제를 같다고 호도하는 것이다.

두 번째 논거로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면 정당이 기초단체장에 대한 통제를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한 주장을 하려면 먼저, 용인에 족쇄를 채운 경전철과 인천을 좌절시킨 송도개발이 정당으로부터 공천을 받고 당선된 단체장이 주도한 것인데, 당시 공천을 준 정당은 무엇을 했는가에 대답을 해야 한다. 정당은 이러한 국면에서 통제의 주체로 어울리지 않는다. 그냥 고양이가 생선가게 생각해 주었다고 이해하면 족하다.

오는 지방선거가 이러한 불통 속에서 변화 없이 치러질 것이라면, 제도의 설계는 어차피 시간을 두고 해야 하는 것이니 좀 더 자유로이 논의를 넓혀 보자. 기초의회 폐지는 지난번에 보았고, 이제 대도시의 구청장 선거방식의 문제이다. 안산시와 인근의 군포시, 화성시와 같이 도(道)에 속한 기초단체는 각각 주어진 여건이 확연히 달라서 지역특성에 따른 개별성이 인정될 필요가 있으므로 독립적으로 시장을 뽑을 이유가 있다고 하겠다. 이와 대조하여 서울을 예로 들면 문제는 확연히 드러난다. 서대문구와 마포구, 용산구, 그리고 종로구와 중구, 동대문구가 도대체 구청장을 각각 뽑을 만큼 다른가는 의문이다. 복잡하지만 차별성이 없는 업무를 각 지역마다 병행하여 수행함으로써 규모의 경제에 반한다. 계층과 정책수요자집단에 따라 차별화된 정책을 전문적으로 수립하기도 어렵다. 또한 구청장 이름을 아는 주민은 얼마나 되겠는가? 선거할 때에 누군지 모르면서 투표하고, 당선되고 나서도 여전히 누군지 모르는 구청장에게 무슨 민주적 정당성이 있겠는가? 교육감은 그래도 당선 후에는 누군지 안다. 청주시나, 안동시의 주민들도 시장이 누군지는 알 것이다.

그렇다면 특별시와 광역시의 경우 시장과 구청장의 러닝메이트제는 어떨까? 시장과 교육감의 러닝메이트제보다 현실적으로 필요한 제도라고 본다. 선거운동도 함께하고, 당락의 운명도 같이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대도시의 시장 후보와 그를 공천한 중앙당의 긴장관계로 인하여 적어도 공천장사는 못할 것이다.

즉 대도시의 구청장은 시장과 러닝메이트제로 운영하고, 그 외 지역의 시장, 군수는 정당의 구속으로부터 풀어주는 것이다. 대도시에서는 이른바 싹쓸이의 폐해를 걱정할 수 있지만 이것은 늘 있어온 현상이다. 행정기관인 단체장들이 같은 정당인 것도 사실 순기능이 많다. 문제는 이에 대한 통제를 해야 할 광역의회이다. 광역의회의 제1다수당이 점유하는 의석을 법률로써 3분의 2 내지 60%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 기초단체장에 대한 통제권한을 가져야 할 것이므로 광역의회 의석수의 확대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파수꾼은 누가 감시할 것인가의 문제가 여전히 남는데, 결국 주민통제가 최후의 보루이다. 지방자치법상의 감사청구와 주민소송의 요건을 완화하고, 더 나아가서 주민소환과 의안발의를 활성화하는 것이 정도이다. 지방선거는 그들의 잔치일지 몰라도 지방자치는 우리 삶의 기반이다.

김환학 서울대 행정연구소 특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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