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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3社 KCB 구상권 청구···'윗돌 빼서 밑돌 괴기' 출혈 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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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카드 3사가 추진하고 있는 구상권 청구에 대해 한마디로 '윗돌 빼 밑돌 괴기' 대책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주주들은 이번 카드 사태로 고객 정보가 유출된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등이 포함된 19개 금융사다. 따라서 카드사로부터 구상권이 청구되면 KCB가 자체적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어 주주 금융사들이 자금을 수혈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CB는 동부화재에 50억원 배상책임 보험에 들어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와 관련해 보험금을 받기는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고의적인 범죄에 대해 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아도 되는 '면책사유'에 해당한다"며 "아직 KCB로부터 보험금 관련 청구는 들어오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KCB는 개인의 거래정보를 수집·가공해 금융회사에 리스크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서 은행, 카드사들의 전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 카드 사태는 KCB 컨설팅부 차장인 박모씨가 2012∼2013년 KB국민·롯데·NH농협카드사에 파견돼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동식저장매체(USB)에 고객 정보를 훔쳐 일부를 대출광고업자에 유출시켰다.

자체적으로 돈을 갚기에도 KCB의 사정은 녹록지 않다. 2005년 설립된 이 회사는 2012년 말 기준 자본금이 100억원이며 당기순이익은 45억원이다. 카드사들이 구상권을 청구하게 되면 그 금액은 1000억원대 이상이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금융사 주주들이 나서서 해결해주지 않으면 KCB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이번에 고객 정보가 유출된 국민은행과 농협은행도 KCB의 지분을 각각 9%씩 갖고 있다. 이 외에도 우리은행, 현대캐피탈, 하나은행, 한국외환은행, 신한은행, 한국기업평가, 서울보증보험 등이 주주다.

주주회사 중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구상권 청구에 대해 법적으로 주주가 배상에 대한 책임을 지지는 않기 때문에 의무를 질 이유가 없다"며 "관련 부서와 더 협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해 최악의 경우 KCB가 문 닫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KCB가 시장에서 사라지면 개인신용정보를 관리하는 곳은 나이스신용정보밖에 남지 않아 독점의 위험성이 남아있다.

신용정보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각 카드사의 대출금리 기준은 KCB와 나이스신용평가사의 개인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며 "2003년 카드사태 이후 나이스신용평가사를 대적할 수 있는 기구로 출자해 만든 곳이 KCB인데 이번 사태로 존립이 위태로워지면서 독점체제로의 회귀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KCB는 카드사들의 구상권 움직임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구상권 청구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입장이 현재 아니다"며 "카드사에서 만약 청구가 온다면 법적 절차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KCB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은 보상을 받겠다는 의도보다 이번 사태가 카드사의 잘못이 아닌 KCB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가 더 큰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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