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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한국형 기후변화 대응 성공기술 필요하다

최종수정 2020.02.12 09:43 기사입력 2014.01.2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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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원장

이기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원장

제습기는 누가 뭐라 해도 2013년 여름 최고 히트상품이었다. 2009년 5만대에 불과했던 제습기 판매량은 2013년엔 140만대를 기록하며 20배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여름철 날씨가 아열대 기후처럼 습해지면서 수요가 폭증한 것. 올 겨울에는 단열시트(일명 뽁뽁이)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겨울이 길어지고 가을이 짧아지면서 일찌감치 한파 대비에 수요가 몰렸다. 열대과일이 식탁에 오르고 있고 고등어의 국내 어획량은 감소했다. 기후변화의 여파가 소비현상뿐 아니라 우리 삶의 풍속도까지 바꾸고 있다.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 6대 도시의 평균기온은 1.8도 상승했다고 한다. 지구 평균기온상승(0.75도)의 2배가 넘는다. 기후변화와 기상이변은 국가운영에 위기상황을 초래한다. 정부는 이상기후로 인한 재해 재난 및 질병확산 차단, 에너지 및 식량의 안정적인 수급에 대한 관리 비용이 증가하고, 기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 등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개인-기업-국가를 넘어 지구 곳곳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기후변화의 주범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노력은 이미 시작됐다. 2011년과 2013년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2020년부터 모든 주요 배출국이 온실가스 의무감축에 참여하고 2015년까지 2020년 이후의 감축목표를 제출하는 데 합의했다.

우리나라도 2011년 국무회의에서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의 30%를 감축시키는 목표를 확정했다. 그러나 최근 산업계가 산업경쟁력을 우려해 감축목표 재조정과 배출권 거래제 시행시기 연기를 건의하고 있다. 반면 이미 국제사회와 약속한 사항을 번복할 경우 국가신뢰도에 미칠 타격이 우려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국제신뢰'와 '국민행복'을 창조하는 기후변화 대응 모범국가 실현을 비전으로 하는 관계부처 합동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안)'을 수립했다. 기본계획에는 효율적 온실가스 감축ㆍ이상기후에 안전한 사회 구현ㆍ선진국 수준의 기술 경쟁력 확보ㆍ국제적 대응노력 동참ㆍ기후변화 대응 거버넌스 확립이 포함됐다. 박근혜 대통령 또한 올해 신년 구상에서 지역에 맞는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타운' 건설과 3, 4개 지역에 성공적 시범사업 추진 및 전국적 확산을 통한 '안정적 에너지 수급 체계 구축'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국제적 신뢰를 얻고 기후변화 대응 모법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신재생 에너지 시범사업뿐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기술 분야'에서 우리만의 기술 성공사례 확보가 필요하다. 한국형 성공사례 후보기술로는 혁신적인 이산화탄소 감축효과를 얻을 수 있는 '이산화탄소 포집기술'을 꼽을 수 있다. 2011년에 수립된 그린에너지 전략로드맵에 의해 현재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연간 6만t 포집할 수 있는 포집기술 두 가지를 동시에 개발 중이다. 이 중 우수한 기술은 2020년까지 100MW급으로 실증할 계획이다.

두 번째 기술은 non-CO2 온실가스(CH4, N2O, HFCs, PFCs, SF6, NF3) 저감기술이다. 이 저감기술은 전자 및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산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수출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non-CO2은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상당 부분도 담당할 수 있다.

기술 개발은 단기적으로 부담일 수 있다. 허나 장기적으로 탄소무역장벽에 대비할 수 있고, 유가변동에 취약한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근간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급팽창하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한국형 성공사례가 될 수 있는 '기후변화 대응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홍보, 산업체별 맞춤형 기술의 조기 실증 및 적용이 절실한 때다. 기후변화 대응은 이제 과학기술의 범주를 넘어 산업 경쟁력이자 우리 삶의 화두다.


이기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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