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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집안출신 태생부터 달랐다…3대 추기경 염수정 스토리

최종수정 2014.01.13 11:10 기사입력 2014.01.1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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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집안출신 태생부터 달랐다…3대 추기경 염수정 스토리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한국의 세번째 추기경이 된 염수정(71)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은 경기도 안성의 순교자 집안 출신으로, 동생 수완·수의 형제와 더불어 '3형제 신부'로 유명하다. 1970년 사제 서품을 받은 이후 사제 생활의 대부분을 성당 활동과 행정에만 전념해왔다. 넉넉하고 신중한 성품으로 사제들의 신임을 얻고 있지만, 사제들의 정치 참여에는 비판적인 입장이다.

12일 밤, 한국 천주교계는 바티칸 교황청에서 날아온 낭보에 술렁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의 염수정 대주교를 새 추기경으로 결정하고, 내달 22일 서임식을 갖는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에서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과 정진석(83) 추기경에 이어 세번째 추기경이었다. 임명 소식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던 염 추기경은 이날 "몹시 마음이 무겁고 두렵고 떨린다"며 소감을 밝혔다. 주위에 모여있던 신부들에게도 "부족한 사람이니 많은 기도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염 추기경은 1943년 경기도 안성 천주교 집안에서 5남3녀 중 여섯째(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한국 교회 초기 무렵인 염 추기경의 5대조부터 천주교와 인연을 맺어왔다. 4대조인 염석태(1794~1850) 공은 박해를 피해 충북 진천 외진 곳에서 옹기를 구워 팔며 생활을 이어나갔지만 끝내 1850년 순교했다. 이후 남은 가족들은 안성으로 이주해 농사를 지으며 살았고, 염 추기경도 사제의 꿈을 키우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특히 그의 어머니는 염 추기경을 임신한 순간부터 "아들이면 사제가, 딸이면 수녀가 되도록 성모님께 바치겠다"고 남몰래 기도해왔다고 한다.

1970년 사제품을 받은 염 추기경은 서울 불광동, 당산동, 이태원, 장위동, 영등포 본당 등에서 주임신부를 역임했다. 이후 교구 사무처장 등 보직을 거친 뒤 2001년 12월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돼 이듬해 1월 주교품을 받았다. 고 김수환 추기경의 유지를 잇는 모금전문법인 '바보의 나눔', 장학재단 '옹기장학회'도 이끌어왔다. 염수정 추기경의 측근들은 그를 가리켜 "일생을 '사제'라는 외길을 걸어온 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염 추기경은 친화력이 좋고, 신중한 성품으로 알려져 있다. 후배 사제들에게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고, 언제나 신자들과 함께 대화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축구, 수영, 테니스 등에도 일가견이 있는 만능 스포츠맨이기도 하다. 특히 생명문화 운동에 관심이 많아 2005년 발족한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위원장 당시 배아줄기 세포 연구 대신 성체줄기 세포 연구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치적으로는 중도보수 성향을 가진 것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11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소속 사제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미사를 열었을 때도 사제들의 정치 참여를 강하게 비판했다. 염 추기경은 "정치구조나 사회생활 조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교회 사목자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대교구는 13일 오전 11시 명동 서울대교구청 주교관 앞마당에서 임명축하식을 열 계획이다. 새 추기경 서임식은 오는 2월22일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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