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부드러우면서도 꼼꼼한 일처리는 서비스산업인 금융업의 성격에 맞다. 특히 권 내정자는 은행 생활의 대부분을 지점과 고객센터 등 영업현장에서 보냈다. 그만큼 디테일에 강해 앞으로 고객 보호와 창구 영업 등 은행의 업무 스타일을 상당 부분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여성 대통령이 나온 나라이지만 공공기관과 기업에서 여성의 고위직 비율은 여전히 낮다. 전체 국가직 공무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 48%인 반면 4급 이상 여성공무원은 7.3%에 머문다. 10대 그룹의 여성 임원 비율은 1.5%로 더 낮다. 여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낡은 관습과 인사ㆍ승진 제도 등 유리천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아직 이런 실정이니 첫 여성 은행장이 뉴스가 되는 것이다.
진정한 남녀평등 사회를 이루려면 여성이 남성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여성인력 활용과 육성은 양성평등 차원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저출산 고령화로 노동력이 줄고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여성인력 활용은 국가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경력 단절이 생기지 않도록 출산ㆍ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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