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국제 금융시장의 이런 차분한 첫 반응만 보고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이번 연준의 결정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5년간 유지해온 달러화 살포 정책을 거둬들이기 시작한 대반전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풍성한 달러화 자금 유입의 혜택을 누려온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들로서는 좋은 시절을 떠나보내게 된 것이다. 연준이 앞으로 얼마나 빠른 속도로 테이퍼링 규모를 늘려나갈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그 과정에서 신흥국들이 겪을 경제적 고통이 어느 정도일지는 짐작하기도 쉽지 않다.
또한 미국과 달리 일본은 양적완화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엔저 현상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걱정이다. 이는 수출에 큰 악재다. 국내에서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가계부채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연준의 테이퍼링 개시를 맞게 된 점이 마음에 걸린다. 이는 내수 회복에 걸림돌이다. 정부는 정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미국의 돈풀기 파티가 막 내리는 데 따르는 리스크를 잘 헤아려 적절한 방어조치를 서둘러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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