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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청년 바리스타 김, 커피 건배!…나눔은 '말'보다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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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형태의 커피전문점 '나는카페' 한국마사회지점 직원들이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 두번재 직원이 김희경씨.

▲사회적기업 형태의 커피전문점 '나는카페' 한국마사회지점 직원들이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 두번재 직원이 김희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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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지적장애를 앓는 아이가 바리스타로 당당히 일을 하고 있으니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애가 일을 하면서 사교성도 좋아지고 더욱 밝고 명랑해진 듯 합니다. 아침마다 직장에 출근한다며 싱글벙글 웃으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 기쁩니다."

김영옥(여ㆍ47) 씨는 지적장애 1급인 딸 김희경(23) 씨가 '나는카페'에 취업한 것을 대견스러워하며 이같이 말했다. '나는카페'는 발달장애 청년을 바리스타로 고용하는 사회적기업 형태의 커피전문점으로, 한국마사회가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사업이다. '나는카페'는 지난해 경기 안산 '1호점'을 시작으로 의정부와 구리 등 3개소가 문을 열었고 올해는 과천 한국마사회 본관과 시흥시청 등 4곳이 추가로 개설돼 총 7곳으로 늘었다. 내년엔 7곳이 추가로 문을 연다.
'나는카페'의 가장 큰 장점은 발달장애 청년들에게 평생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사회적 편견으로 발당장애 청년들에게 취업은 높은 벽이었고, 취업이 된다해도 단순 노동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나는카페' 7개 지점에는 20명이 넘는 발달장애 청년들이 근무하고 있다. 또 앞으로 문을 여는 카페에도 장애 청년들이 근무하게 된다. 박한용 마사회 사회공헌추진단장은 "나는카페를 통해 장애청년들에게 평생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나는카페는 장애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지원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감과 새로운 희망을 준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발달장애 청년들의 희망 '나는카페' = '나는카페'는 마사회가 지난해 의정부 장외발매소에 바리스타 양성 교육장을 처음으로 설치ㆍ운영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어 경기 안산, 고양, 시흥, 구리 장외발매소에서도 차례로 바리스타 교육이 시작됐다. 올해부터는 수원과 분당 장외발매소에서도 교육을 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에서 교육을 이수한 장애인은 총 51명이다. 이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30명이 '나는 카페' 7개 지점에 채용돼 바리스타로 활동 중이거나 내년에 개소 예정인 카페에 채용될 예정이다. 올해도 50명이 넘는 학생들이 교육을 받았다.

전문 바리스타 강사 1명과 잡코치 2명이 이들의 교육을 돕고, 학생들은 에스프레스, 카푸치노 등 커피 추출 실무교육과 함께 직업인으로서의 윤리교육, 체력 훈련까지 받는다. 평균 6개월간 교육센터에서 바리스타 수업을 마친 교육생들은 나는카페 매장에 있는 30여 가지 메뉴의 조리법을 숙지한다. 매장마다 다른 메뉴가 있지만, 이들은 두 달 안에 매장 메뉴를 모두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교육에 필요한 강사 초빙비용과 재료비, 시설 운영비 등은 모두 마사회가 부담한다. 지난해 8억2000만원, 올해 9억3000만원 등 지금까지 모두 17억5000만원이 투입됐다.
'나는카페' 모든 지점에는 매니저 외 발당장애 청년 2~3명이 함께 일을 한다. 발달장애 청년 중에는 바리스타 일을 배운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사전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교육을 받았다. 모두가 각고의 노력 끝에 바리스타가 된 것이다. 지난 4월 초 개장한 나는카페 한국마사회 지점의 김희경 씨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카페의 메뉴만 30가지가 넘지만, 김 씨는 모든 음료의 제조법은 물론 특성까지 꿰차고 있다. 이들과 함께 일하는 매니저들은 그동안 갖고 있던 발달장애 청년들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고 한다. 한국마사회 본관지점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오윤지(여ㆍ28) 씨는 "발달장애 청년과 일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업무가 나에게로 집중돼 손해를 입게 될까 걱정도 했지만, 막상 일을 하게 되니 그렇지 않았다"며 "두 달 정도 후에는 서로 일이 익숙해져 장애에 대해 의식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 정서장애 청소년들을 위한 '승마 힐링' = '나는카페' 외에도 마사회는 말산업을 선도하는 기업답게 말을 이용한 사회공헌 활동이 많다. '치유승마'도 그 중 하나다. 치유승마는 재활승마의 한 종류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정서장애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이 말과 교감하며 신체적 정신적 안정감을 찾도록 하는 치료방법이다.

마사회는 지난해 6월 인천 구월동에 'KRA 승마힐링센터'(이하 승마힐링센터)를 개장하고 본격적인 청소년 정서장애 치료사업에 나섰다. 2000평 규모의 승마힐링센터에서는 전문상담사와 승마치료사가 상담치료와 승마치료를 병행한다. 일반적인 인지학습 치료ㆍ 언어치료ㆍ 놀이치료ㆍ 감각치료 뿐만 아니라 예술치료ㆍ 두뇌 훈련ㆍ 심리 검사ㆍ 전문가 멘토링 등 전문적인 상담 프로그램을 망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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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승마는 동물과 교감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점에서 청소년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치료가 아닌 놀이처럼 느껴 청소년들의 참여율 또한 높다. 지난해 문을 연 인천 승마힐링센터는 입소문을 타고 전국 각지의 학생들이 몰려 지금까지 3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다녀갔다. 대기 중인 상담 예약만 5000건에 이른다.

마사회는 지난해 9월 경기도 시흥시 은행동에 힐링센터 2호점, 올해 9월 대구시 송현동에 3호점을 개장하는 등 앞으로 전국에 총 30개소의 승마힐링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투자 예상 비용은 1000억원 정도다. 박한용 사회공헌추진단장은 "승마힐링의 뛰어난 치료 효과가 알려지면서 지자체와 교육청의 힐링센터 건립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며 "청소년 정서장애는 조기 발견을 통한 치료가 중요하지만 승마힐링센터와 같은 기관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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