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 "상환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허위 사실을 근거로 직원들에게 CP 판매를 독려한 것은 사기에 가깝다"고 밝혔다. 직원들에 대한 지시는 정진석 전 동양증권 사장이 했지만 현재현 회장도 관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10월 계열사 간 자금거래와 관련해 대주주의 위법사항을 발견해 현 회장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현 회장 일가는 동양과 비슷하게 사기성 CP를 팔았다가 그룹의 모체이자 주력인 LIG손해보험을 매각해 피해자들에게 보상키로 한 구자원 LIG그룹 회장의 옥중 결단에서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 사재 헌납과 계열사 매각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피해자들에게 보상해야 마땅하다. 그것이 상부 지시로 사기성 CP를 판 것을 괴로워하다 목숨을 끊은 동양증권 두 직원에 대한 속죄의 길이 될 것이다.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은 국민의 눈높이와 사법당국의 경제범죄 처벌의지가 강화되는 시대 변화를 인식하고 기업경영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기업은 망해도 기업인은 산다'라는 그릇된 통념을 버리고 '기업인은 망해도 우량기업은 살린다'는 새로운 가치를 세워야 할 것이다. 금융당국도 재발을 막는 제도 보완과 함께 분쟁조정위원회 등을 통한 선량한 피해자 구제에 나서야 한다. 동양ㆍ효성 사태에서 보듯 증권ㆍ캐피탈 등 금융계열사가 모기업의 사금고로 전락하지 않도록 제2금융권 대주주에 대한 자격심사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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