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의 집계를 인용해 올해 아시아(일본 제외)에서 달러화·유로화·엔화로 발행된 외화채권 규모가 1443억8000만달러(약 152조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지난 한 해 발행된 외화채권 규모 1408억6000만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중국 기업들이 연내 채권 발행에 속도를 내면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물 외화채권 규모가 2년 연속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중국 기업들은 올해 553억3000만달러(58조원 상당) 규모의 달러화 표시 채권을 발행하며 외화채권 시장을 점령했다. 지난해 발행 규모보다 93%나 급증한 것으로, 중국의 달러채권 발행 비중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전체에서 41%를 차지했다. 중국은 한국을 제치고 아시아 지역에서 달러화 채권을 가장 많이 발행한 국가가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완화 정책 축소를 연기하면서 달러화 채권의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인 점이 중국 기업들을 독려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내에서 채권을 발행하면 당국 금리 규제를 받는다.
중국 기업들이 해외 기업 사냥에 적극 나서는 것도 외화채권 붐을 부채질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고 어브로드(Go Abroad)' 정책으로 국유기업들이 해외 기업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실탄인 미국 달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은 앞으로도 아시아 외화채권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발행한 채권에 대한 차환용 자금 조달이 필요한 데다, 해외 진출도 확대하고 있는 까닭이다.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멀리 마이야 아시아 채권자본시장 담당 팀장은 "중국 정부의 개혁 어젠다 때문에 중국물 외화채권에 대한 수요도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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