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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나주박물관은 또 다른 시간여행의 출발점..22일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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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나주의 대표급 국보 '금동관'.1917년 출토돼 조선총독부박물관 등을 전전하다 96년만에 영구 귀향한다.

나주의 대표급 국보 '금동관'.1917년 출토돼 조선총독부박물관 등을 전전하다 96년만에 영구 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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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나주박물관이 오는 22일 개관한다. 나주박물관은 전남 유일의 국립박물관으로 지역 역사의 흐름을 영산강 유역 중심으로 이해하기 위해 건립됐다. 나주박물관은 다른 지방의 박물관과는 달리 도심 밖, 유물 현장에 세워진 게 특징이다.
나주가 행정 중심지로 본격적으로 자리하게 된 시점은 고려 성종 2년(983년)이다. 전국 12목 가운데 하나인 ‘나주목’(羅州牧)이 이곳에 설치됐다. 이 나주목은 1895년 나주 관찰부가 설치될 때까지 무려 1000여년간 유지됐다. 나주를 ‘천년고도’(千年古都) ‘천년 목사고을’이라고 부르는 배경이다.

박물관은 나주시 반남면 신촌리 자미산 자락에 위치한다. 대지면적 7만4295㎡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1만186㎡ 규모다. 인근에 사적 513호인 나주 반남고분군(신촌리·덕산리·대안리), 복암리 고분군(사적 404호) 등의 삼국시대 백제시대 고분 유적 및 자미산성(삼국시대 축조, 추정)이 인접해 있다.

나주박물관의 상설전시실은 제1전시실(1층, 1855㎡/ 570평)과 제2전시실(지하 1층, 개방형 수장고 및 체험전시실, 401㎡/122평)로 구성돼 있다. 제1전시실은 영산강유역을 비롯한 전남 역사의 흐름을 4개의 공간으로 나눠 구성했다.
주요 전시유물로는 나주 신촌리 9호분의 금동관을 비롯한 일괄유물들과 나주 복암리에서 출토된 금판장식, 금동신발, 은제관식 등이 있다. 함께 전시되는 고흥 안동고분 출토의 금동관과 해남 만의총 출토 서수형토기는 5세기 전후 영산강유역의 토착세력과 백제, 신라 그리고 왜 사이에 이루어진 교섭과정을 잘 보여준다.

제2전시실은 고고학 체험 전시코너와 개방형 수장고, 유물의 보관, 관리과정을 보여주는 수장전시코너로 구성돼 있다. 개방형수장고는 지금까지 박물관 직원들만이 드나들 수 있었던 박물관의 가장 깊은 공간이다. 그동안 수장고는 일반 관람객이 금지된 구역이다. 나주박물관에는 총 6개의 수장고와 2개의 문화재전시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 중 2개의 수장고와 1개의 정리실에 창을 설치해 밖에서 수장고 안쪽을 살펴볼 수 있게 했다.

이같이 수장고를 개방하는 것은 외국에서 먼저 시도되고 있는 추세다. 일본 고베의 매장문화재보존센터에서 시도된 바 있고 유럽의 박물관 중 프랑스 케브랑리 박물관에서도 수장고를 전시공간으로 꾸미거나 영국 빅토리아 앤 앨버트박물관이 전시실을 수장고의 유물보관장처럼 꾸미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립박물관인 넥슨컴퓨터박물관 오픈수장고에서 시도됐지만 국가의 유물을 보관하고 있는 국공립박물관 중에서는 최초다.

개관과 함께 내년 2월16일까지 진행되는 특별전 ‘천년 목사골 나주’에서는 이 지역 유물 등 1500여점에 선보인다. 1917년 나주 신촌리 9호고분에서 출토된 금동관(높이 25.5cm, 국보 295호)이 가장 눈여겨볼만하다. 이 금동관은 발굴 이후 조선총독부박물관, 국립박물관 등에 보관, 1997년 국보로 지정됐다가 96년만에 영구히 고향으로 돌아온다.

임진왜란 때 흥양(고흥)현감 최희량(1560∼1651)이 이순신장군에게 보낸 왜적 격파 보고서 '첩보서목'(보물 660호), 고려시대 나주 출신 명장 정지(1347∼1391)의 갑옷(보물 336호)도 전시된다. 더불어 고려시대 이후 천년 세월 동안 전남의 행정,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던 나주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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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박물관의 특징은 개방과 소통이다. 이같은 점은 개방형 수장고의 운영에서 잘 드러난다. 그동안 박물관을 방문한 관람객들은 선별된 전시유물로 구성된 전시실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나주박물관에서는 수장고 내부의 유물이나 유물을 관리하는 모습도 관람객에게 내보여 적극적인 소통을 꾀한다.

또한 박물관 건물의 옥상 정원도 개방한다. ‘하늘정원’으로 명명된 옥상정원에서는 멀리 호남의 소금강 월출산의 모습과 광주의 무등산을 바라볼 수 있다. 반남고분군의 여러 고분들과 산성이 자리한 자미산을 한 곳에서 조망할 수 있다.

나주 박물관은 21세기에 세워지는 박물관으로서 첨단의 통신기술을 활용한 전시 안내시스템도 마련했다. 스마트폰의 접촉감지 어플을 이용해 관람객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전시 설명용 태그에 접촉, 전시유물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제공받은 전시안내 설명자료와 영상은 스마트폰의 SNS 쌍방향 소통기능을 통해 빠른 시간 안에 전파할 수 있다. 나주박물관에서 발신된 전시안내 자료의 영상과 관람객의 멘트는 실시간으로 지구 반대쪽의 친구들이 공유할 수 있고 그들이 남긴 응답 또한 실시간으로 이 곳에서 재확인할 수 있다.

나주 지역의 가장 이른 고고학 자료는 기원후 4~5세기 무렵 형성된 반남지역의 고분군이다. 신촌리 9호분에서 발굴된 금동관 일괄 유물의 장식성과 풍부함에서 볼 수 있듯이 나주 반남고분군은 영산강유역 옹관고분 문화권을 대표한다.

반남고분군을 비롯한 영산강유역의 고분들은 커다란 옹관을 사용하고 있는 점에서 한반도 내의 다른 어떤 지역과도 다른 독특한 면모를 보인다. 이 지역의 고분을 만든 토착세력은 기원 전후를 중심으로 수백년 동안 우리나라 서남부 일대에서 성장하던 마한의 중심세력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물관에서 30분 내외의 거리에는 도갑사와 아름다운 경치를 품고 있는 월출산과 영랑시인의 생가, 다산 실학사상의 산실이었던 다산 초당이 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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