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산다는 한 독자의 전화가 울림을 준다. 집이 너무 낡아 재정비를 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된다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50년을 살았다는 그는 그때나 지금이나 주거환경이 똑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자이지만 키가 큰 편인데 집 주변 길을 걸을 때면 전선줄이 머리에 닿을 정도"라며 "하늘을 보면 기절할 것 같다"고 울먹이기까지 했다.
그에 따르면 소규모 주택 재정비 관련 정보가 너무 부족하고 국토교통부나 서울시, 성북구 등에 문의해도 지난해부터 돌아온 답변은 하나같이 "잘 모른다, 다른 곳에 문의해보라"는 것이었다. 이에 20가구가 모여 소규모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고 했다. 절차 등을 알고 싶어 문의해도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집은 낡아서 힘든데 이를 도와주는 사람은 없고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바빠서 열악한 주거여건 속에 방치되고 있다는 생생한 얘기다. 현재 서울시에서만 재개발ㆍ재건축 정비구역 해제대상 571곳 중 정릉동을 포함한 113개 구역이 해제됐다. 집이 낡았지만 정비 사업 계획은 없는 곳들이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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