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 “‘전국노래자랑’ 홍보 논란에 마음 아팠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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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아이언맨3’를 피하지 않고 돌진한 것을 좀 후회해요. 무리수였어요. 하하.”


이경규가 ‘전국노래자랑’을 들고 영화 제작자로 돌아왔다. 그의 말처럼 할리우드 영화 ‘아이언맨3’ 탓에 밝은 빛은 보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국내 영화중에서는 단연 최고 기록이다. 연일 박스오피스 2위를 고수하며 조용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지난 8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휴대폰을 꺼내 관객수를 계속 체크했다. “그래도 오전 성적 치고는 꽤 괜찮은 것 아니냐”며 웃어보였다. 사실 이경규는 최근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촬영과 인터뷰, 늦은 시각까지 이어지는 무대인사 때문에 정신이 없다. 인터뷰 당일은 어버이날이라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특별 행사도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손가방 안에는 약이 가득했다. 공황 장애 증세가 심해져 힘들다고 했다. 말을 하는 도중에도 깊은 숨을 내쉬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기자 역시 준비했던 많은 질문을 뒤로 한 채 편안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몸은 아프지만 그래도 그에게 힘을 주는 일들은 있다. 이경규는 “얼마 전에 관객이 쓴 후기를 봤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이경규에게 미안했다’는 말이 있더라고요. 보기 전에는 ‘뭐 이경규가 하는 영환데 뻔하겠지’ 하는 생각을 했나 봐요.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는 건데, 그 말이 참 가슴에 와 닿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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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전국노래자랑’을 제작하며 과도한 설정을 하지 않는 것에 가장 중점을 뒀다. 무조건 콘셉트에 충실해서 만들자는 생각이었다. 제작자로서 영화에 더 신경을 쓰고 싶지만 한 발 떨어져서 지켜봤다. 이경규는 “내가 설치면 감독이 부담 가질까봐 그랬다”며 껄껄 웃었다.


캐스팅은 대만족이다. 그는 “배우들이 책에 나온 연기보다 더 열심히 해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앞서 열린 ‘전국노래자랑’ 미디어데이에서 이경규는 배우들에게 최고 개런티를 지급한 사실을 밝혀 화제를 낳기도 했다.


“자기 일처럼 열심히 해줬고, 출연료를 올려가는 것도 배우가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이니까요. 그래서 본인이 원하는 만큼 지급해줬죠. 대신 다른데서 아끼면 되니까요.”


사실 ‘전국노래자랑’은 개봉 전 과도한 홍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경규가 영화 홍보를 위해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일부러 출연한 것은 아니다. 그는 이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정말 속상했어요. 다른 사람들은 (홍보를) 더 심하게도 하잖아요. 그런데 이상하게 제가 나왔던 프로가 월요일, 화요일 연이어 방송이 되고 ‘런닝맨’까지 나가고 하니까 시청자들의 오해를 산 것 같아요. 거기다 기사화가 많이 돼서 홍보 논란이 더 커졌죠. 저는 그냥 PD들이 먼저 알고 출연 요청을 하기에 나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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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는 유독 자신을 향해 날카로운 잣대가 적용되는 것 같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전국노래자랑’이 가지고 있는 힘을 믿는다. 영화를 보고나면 모든 편견이 깨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본인이 제작한 영화지만 시사회에 2~3번 참석, 볼 때마다 울었다. 특히 배우 오현경의 연기를 보면 그렇게 눈물이 났다. 손주를 바라보는 모습이 애잔하더란다.


“처음에는 손녀랑 할아버지랑 싸우다 가까워지는 내용이었는데 제가 감독한테 그랬어요. ‘할아버지는 무조건 손녀를 좋아한다. 둘 사이에는 갈등이 있을 수 없다. 내리사랑이고 손녀가 말을 안 들어서 그런 것 뿐’이라고요. 영화적 설정을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가자고 했죠.”


실제로 ‘전국노래자랑’에는 억지 눈물을 짜내는 장면이 없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일상을 보여주고 그 안에서 감동과 재미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투자 받기가 힘들었다.


“시나리오가 밋밋하니까 투자를 꺼리더라고요. 한순간에 ‘팍’ 올라가는 게 없고 그냥 잔잔히 가다가 끝나니까.(웃음) 영화를 보면 모든 게 이해가 될 텐데, 시나리오 내용을 일일이 말로 설명하기도 참 어려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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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는 투자를 받을 때 철칙이 있다. 한 사람에게 많은 투자를 받지 않는 것. 영화가 잘 되지 않으면 투자자가 치명적인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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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에게 조금씩 받는데, 한 사람을 열 번 이상은 만나야 투자를 받을 수 있어요. 참 쉽지가 않죠. 그래서 영화하는 사람 주위에 두면 안돼요.(웃음)”


손 사레를 치며 기자에게 농을 건네는 그의 모습에서 인간적 매력이 물씬 느껴졌다.


유수경 기자 uu84@
사진=송재원 기자 su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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