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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원 "우리금융, 손님 다 내쫓고 팔겠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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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매각 지연은 정부 탓'

[인도(델리)=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우리금융 매각의 대명제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에요. 재벌은 안 된다고 하는 것까지는 좋아, 그런데 세계적인 연금·펀드도 투자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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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이 우리금융의 매각 지연 상황에 대해 정부가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민간 은행에 대한 민영화는 용어부터 잘못된 것"이라면서 "예금보험공사 보유 지분의 매각"으로 표현부터 바꾸자고 했다. 스케줄에 쫓긴 헐값 매각은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회장은 5일 인도 델리의 노마르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입장을 밝혔다. 박 회장은 노무현 정부시절 재정경제부 차관을 거쳐 우리금융그룹 회장을 지냈다.
박 회장은 우리금융 매각에 대한 조언을 구하자 "물건을 팔려면 손님이 많은 게 유리하겠어요, 적은 게 유리하겠어요?"라고 되물었다. 이어 "지금은 손님이 적어… 다 내쫓았거든."이라면서 "누가 우리나라 은행을 사고 싶겠는냐?"고 비판했다.

정부는 그간 세 차례나 우리금융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새 정부는 매각 재개를 선언하고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매각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다.

박 회장은 지난 정부의 자세를 비판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재벌이 안 된다고 하는 것까진 좋지만, 각 국이 투자를 유치하려고 안달하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을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라며 거부하고, 글로벌 금융회사 HSBC마저 금융주력자인지 알아봐야 한다면서 산더미같은 서류를 요구한 전력"을 언급했다.

박 회장은 "매각 방식을 논하기 이전에 살 사람 다 쫓아내놓고 '누구에게 사라고 할지'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인터뷰 사이 몇 번이나 "답답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는 "(인수자가 사라진)이런 상황부터 심각하게 생각하고 논의해 '국내 재벌은 안 된다' '펀드 중에서도 아주 질 나쁜 건 안 된다'하는 식으로 인수자의 자격부터 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인수전에 뛰어들면 컨설팅 회사와 로펌을 통해 서류를 준비하고, 가치평가를 하는 데에만도 수 백만달러의 비용이 들어가는만큼 인수자를 위한 '서비스'를 하자는 의미다.

'헐값 매각' '팔 비틀기식 매각'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박 회장은 "시간을 정해놓고 헐값에 판다면 누군가 사긴 사겠지만, 그렇게 팔아도 되는건지 국민들의 뜻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촉박한 스케줄을 잡아놓고 인수자가 나서지 않을 경우 특정 금융회사에 떠안기는 식으로 매각하는 것도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회장은 마지막으로 "국민들의 정서가 바뀌어야 한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가격에 매각을 해도 담당 공무원들이 나중에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매각을 시도했던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나 다시 매각 작업에 나선 신제윤 신임 위원장을 "결단력 있는 분들"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다만 "새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금융'은 선진국에 비해 낙후돼있는 우리의 현실에선 시도하기가 어렵다"면서 "은행들은 선진국과의 격차를 따라잡는 '모방금융'부터 할 때"라고 언급했다. 박 회장은 금융권을 대표해 방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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