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민주 對 진보당 자격심사 강대강 대치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이 18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양당원내대표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두 의원의 자격심사를 놓고 새누리·민주와 진보당이 강대강(强對强)대치 상태에 들어갔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종북논란과 비례대표 경선부정의혹에 휩싸인 진보당 두 의원을 자격심사를 통해 국회에서 '퇴출'시키는 것은 법리적으로나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 쉽지 않다.
새누리당의 바람대로 두 의원을 퇴출시키려면 두 의원이 국회 윤리특위의 자격심사를 받아야하며 여기서 퇴출 결론이 나더라도 국회 본회의 표결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준도 까다롭다. 현재 의원 30명 이상이 윤리특별위원회에 심사청구서를 제출하고 이를 토대로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어야 제명이 가능하다. 자격심사 대상이 되려면 의원으로서 겸할 수 없는 직을 겸직하거나 공직선거법에 따라 피선거권이 없어야한다.
종북논란의 경우는 헌법준수의무를 위반해 공직자로서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국가보안법 위반사실이나 기소 사실이 없는 상황에서 '종북'기준을 정하기도 판단하기도 어렵다. 비례대표 경선부정 의혹과 관련해서도 검찰이 증거 불충분으로 두 의원을 기소하지 않았다. 추가 기소를 한다고 해도 시간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물론 새누리당 내에서도 자격심사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의원직이 상실되는 점을 감안하면 300명 가운데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한다. 새누리당이 152석 전석을 동원해야하고 민주당의 127석 가운데 절반 가량이 동조해야 가능하다. 민주당은 작년 6월과 8월에도 새누리당의 자격심사안 처리 요구에 동의했지만 미온적 태도로 일관해 별다른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경선 부정 자체 조사만으로도 충분히 자격 심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러 어려운 여건이 있지만 그래도 "일단 한번 해보자"는 입장이다. 제명 여부를 떠나 문제가 된 만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이석기, 김재연 의원을 불러 사실관계를 따져 보자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이석기·김재연 의원은 전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을 방문해 새누리당 이한구,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다수의 힘으로 제거하려는 박근혜 정부는 유신독재의 새로운 부활을 예고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진보당 김미희 원내대변인은 "비례대표 경선과 관련해 두 의원에 대해 전방위로 수사했던 검찰이 기소조차 하지 않았는데 자격심사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성립 않는다"면서 "국민을 대변하기 위해 정당한 활동을 보장해야 하는 국회정신에 대한 정면 위반이자 정치적 테러"라고 말했다. 이어 "진보정치를 말살하겠다는 독재적 발상의 범죄행각에 동참하는 의원이 있다면 반드시 이에 따르는 법적, 정치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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