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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불성실공시는 제살깎기요" 92세 회장님의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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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복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장

'샘표'처럼 신뢰가 결국 승리
17년간 상장회사 대표하며 솔선수범


[대담=박성호 증권부장]한국상장회사협의회(이하 상장협)가 올해 40주년을 맞이했다. 상장협은 1973년 12월18일 상장회사 100개사 돌파를 계기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주권이 상장된 주권상장법인을 회원으로 해 설립됐다. 40년이라는 세월 동안 100개를 겨우 넘었던 상장사 숫자는 800개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났다. 질적 성장은 더 눈부시다. 시가총액 200조원을 훌쩍 넘긴 삼성전자를 비롯해 전체 상장사의 시총 합계는 1200조원을 넘볼 정도로 늘어났다.(시가총액이 집계되기 시작한 1990년 5월16일 국내 상장사 시총 합계가 82조원이었다.)
상장협은 이 기간 상장회사들을 대표하는 조직으로 상장회사들의 권익옹호와 친목을 도모하고 투자자 보호에 앞장서왔다. 17년째 상장협을 이끌고 있는 박승복 샘표그룹 회장은 상장협의 긴 역사를 이끌어 온 산증인이다. 구순(九旬)을 훌쩍 넘긴 연륜이 말해주듯 박 회장은 광복 이후 우리 산업계 발전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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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협의 결코 짧지 않은 40년 역사 중 절반 가까이 회장직을 맡아오면서 박 회장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였다. 박 회장은 상장협을 맡은 지 불과 1년여 만에 외환위기라는 국가적 위기를 맞았다.

서울 여의도 상장협 회장실에서 여전히 순박한 미소를 짓던 박 회장은 “상장협 회장을 맡은 이후 일어난 수많은 일 중에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느꼈던 소감은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고 있다”며 “IMF 외환위기로 인해 파산상태를 맞았던 한국 경제는 우리 기업에 극심한 구조조정을 요구했고 증권시장은 붕괴직전으로 몰리는 상황이 일어났다”고 당시의 어려움을 회상했다.

상장협도 수많은 회사가 상장폐지되면서 회비수입이 급감하며 수년간 급여감축과 초긴축 정책 등 비상경영체제가 불가피했다.
박 회장은 “IMF 외환위기로 공황상태까지 이르렀던 한국 경제와 증권시장이 정부와 기업, 국민들이 한마음으로 단합해 뼈를 깎는 노력 끝에 단기간에 위기국면을 벗어났으며 이후 우리 경제는 금융위기 등 다른 어떤 위기에도 흔들림 없이 모범적으로 성장을 보이고 있다”면서 “당시의 어려움과 위기를 극복했던 경험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장협은 지난 40년간 상장회사의 입장을 대변하고 증권시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상장회사의 권익 옹호와 실무지원을 위한 사업들을 꾸준히 추진해왔다”면서 강한 애착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상장협은 정책당국의 주요 정책수립 및 시행과정에서 상장회사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각종 법제도에 대한 건의사업과 상장회사 실무자들이 공시업무, 주식관련업무, 회계·세무관련업무 등을 보다 충실히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실무상담업무를 비롯한 실무자 교육과 설명회, 자료발간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진행해왔다. 이와 함께 자본시장의 발전과 기업의 직접금융조달 및 상법을 비롯한 관련 법제와 주요현안에 대한 연구사업을 실시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 상장협은 이와 같은 역할과 기능을 더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기업과 정책당국의 가교역할을 확대해 정부당국과 상장회사 간 실질적 소통을 담당할 수 있는 쌍방향 네트워크의 중심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증권시장의 질적 발전을 위해 상장회사 실무자의 전문가적 자질을 함양하고 고도의 공시전문지식을 가진 공시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연수기능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 회장은 “특히 상장협이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상장회사 릫두뇌 집단(think tank)릮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상장회사의 입장을 체계적으로 연구해 정부정책에 반영하고 각종 컨설팅, 방문교육 등 각 회원사의 특성 및 업무에 따른 맞춤형 또는 실무밀착형 실무지원을 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한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상장회사들이 정도경영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일부 상장회사의 불성실공시 등은 경영투명성을 의심받게 하고 증권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다”면서 “증권시장의 평판은 결국 상장회사의 평판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에 이 같은 불신은 우리의 성장잠재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이 같은 생각은 그가 이끌어 온 샘표에 잘 반영돼 있다. 샘표는 '내 가족이 먹지 않는 것은 만들지도 팔지도 않겠다'는 정신을 지금까지 지키며 국민기업으로 성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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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표는 과거 간장파동이 발생했을 당시 신뢰로 이에 대응했다. 앞장서서 제품생산 노하우와 매출액을 공개함으로써 장류업계 전체의 신뢰회복을 도모하고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소비자들의 간장에 대한 불신을 해소했다.

박 회장은 “샘표가 장수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원칙과 정도에 입각한 경영 자세를 견지하고 바로 서기 위해서는 한 우물을 넓고 깊게 파야 한다는 신념으로 한 가지 사업을 60년이 넘게 영위해 온 결과”라며 “기업을 해서 돈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명예와 사람을 남기려 한다는 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정리=송화정 기자 panc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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