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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불황 속 송년회 특색…9900원 고기뷔페·순대촌 다시 찾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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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아진 지갑에 '질'보다 '양' 많은 곳 선호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9900원만 내면 배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으니까 학생들 위주로 많이 오지. 요즘에는 30~40대들도 연말 회식하러 자주 오는 편이야."

신촌에 있는 한 고기뷔페전문점 사장은 "싸게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으니까 부담없이 오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5일 저녁 신림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고기뷔페점 역시 테이블이 만석을 이룰 만큼 손님들로 북적였다. 삼삼오오 송년회를 즐기려는 고객들로 가득찼기 때문. 예약을 하지 못한 몇몇 팀은 문 앞에서 발길을 돌리거나 10분~30분씩 대기해야했다. g 당 달아 판매하는 인근의 다른 곳들은 곳곳에 빈 좌석이 눈에 띄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불황'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2012년 연말. 예년 이맘때와 마찬가지로 거리 곳곳에는 송년회를 즐기려는 발걸음으로 분주하지만 평년과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면 소비자들이 올해는 보다 저렴한 곳으로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얇아진 지갑 탓에 '질'보다 '양' 많은 곳을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신림동 순대촌은 주말을 맞아 연말 모임을 갖는 고객들로 활기가 넘쳤다. 철판순대볶음 2인분에 1만4000원에 불과해 가볍게 술 한잔씩 해도 1인당 1만원이 채 넘지 않아 주머니 가벼운 20~30대들이 주로 찾았다.
취업준비생 양모(27)씨는 "취업 준비 때문에 한 해동안 받았던 스트레스를 풀려고 친구들과 나왔다"면서 "순대촌에서 식사를 하면 2차 노래방까지 가도 1인당 회비 1만원이면 충분히 놀 수 있다"고 말했다.

옛 추억을 떠올리기 위해 일부러 순대촌을 찾은 이들도 있다.

지난 15일 저녁 신림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고기뷔페점은 테이블이 만석을 이룰 만큼 손님들로 북적였다. 몇몇 팀은 문 앞에서 발길을 돌리거나 10분~30분씩 대기해야했다. g 당 달아 판매하는 인근의 다른 곳들은 곳곳에 빈 좌석이 눈에 띄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 15일 저녁 신림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고기뷔페점은 테이블이 만석을 이룰 만큼 손님들로 북적였다. 몇몇 팀은 문 앞에서 발길을 돌리거나 10분~30분씩 대기해야했다. g 당 달아 판매하는 인근의 다른 곳들은 곳곳에 빈 좌석이 눈에 띄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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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에서 직장을 다니는 정모(30)씨는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자주 가던 순대촌에서 동창모임을 했다. 이날 동창생 6명과 함께 먹은 식사값은 5만4000원. 양념순대볶음 3인분·백순대 3인분과 막걸리 4병을 시켜 배불리 먹었지만 인당 1만원도 안되는 꼴이다. 정씨는 "근사한 곳에 가자고 했으면 다들 안 왔을텐데 오랜만에 순대촌에서 푸짐하게 먹고 놀자고 하니까 군소리없이들 참석했다"며 "가격도 저렴한데다가 자연스럽게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옛 추억에도 잠길 수 있게 돼서 좋았다"고 말했다.

H순대 박모(50) 사장은 "우리는 불황이라 오히려 난 것 같다"면서 "1인당 7000원꼴에다가 음료도 서비스로 공짜로 주다보니 연말을 맞아 삼삼오오 찾는 고객들이 꾸준히 밀려온다"고 말했다.

고기뷔페도 다시 인기다. '대패삼겹살' 등으로 한때 '고기뷔페 고기는 무조건 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퍼져 경기가 좋았을 때에는 잠시 외면받았던 것이 사실. 그러나 불황이 짙어지자 최근 소비자들은 질보다 가격을 비교 우위에 놓으면서 고기뷔페로 다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지난 15일 신림동 순대촌은 주말을 맞아 연말 모임을 갖는 고객들로 활기가 넘쳤다. 철판순대볶음 2인분에 1만4000원에 불과해 가볍게 술 한잔씩 해도 1인당 1만원이 채 넘지 않아 주머니 가벼운 20~30대들이 주로 찾았다.

지난 15일 신림동 순대촌은 주말을 맞아 연말 모임을 갖는 고객들로 활기가 넘쳤다. 철판순대볶음 2인분에 1만4000원에 불과해 가볍게 술 한잔씩 해도 1인당 1만원이 채 넘지 않아 주머니 가벼운 20~30대들이 주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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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에 있는 K고기뷔페 사장은 "불황이다보니 인근의 식당들은 문 닫은 곳이 수두룩하다"면서 "그램(g)수로 파는 고기집들은 폐점한 곳들이 많은데 그나마 고기뷔페집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연말 맞아서 단체고개들도 제법 오는 편이고 30대~40대도 회식하러 종종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무래도 1만원대만 내면 원하는 고기류를 실컷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불황에 더 부담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1만6000원만 내면 생삼겹살은 물론 소등심·떡갈비 등을 무제한 샐러드바에서 즐길 수 있는 프랜차이즈 G고기뷔페도 불황 덕분에 주머니 얇은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G고기뷔페 관계자는 "4년만에 현재 전국에 93개 매장을 내게 됐다"면서 "연말 회식 등으로 예약이 잡혀 있는 곳이 수두룩하고 특히 지방이 예상 외로 매출이 굉장히 잘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 접시씩 파는 곳보다 뷔페식이 인기인 것 같다"면서 "최근에는 고기 말고도 무한리필집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하다못해 돈까스전문점도 무한리필을 해주는 등 불황 속 소비패턴에 맞게 식당들도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패밀리레스토랑도 일정 금액을 미리 내고 무제한 샐러드바를 즐길 수 있는 곳들이 인기다. 빕스는 올 11월까지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5% 가량 증가했고 애슐리는 올해 매출액이 당초 목표했던 3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슐리의 지난해 매출액은 2400억원으로 이같은 성장세는 경기 불황에도 이례적인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애슐리 담당자는 "경기 불황 탓에 가격을 점심 런치 샐러드바의 경우 9900원으로 계속 유지하고 있다"면서 "1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샐러드바를 무제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 시내에 있는 매장은 점심, 저녁시간에 줄서서 대기하고 먹어야할 만큼 인기"라고 말했다.

올해는 심지어 호텔가에서도 맥주, 와인 무제한 프로모션이 유난히 많았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이달 31일까지 안주 주문 시 1인당 체코 전통 필스너 맥주 2잔을 제공하고 있고 롯데호텔서울은 '카베리 뷔페'를 통해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호텔 뷔페 메뉴를 3만원에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경기이다보니 호텔에서도 이런 트렌드에 맞게 가격을 합리적으로 내세워서 고객끌기에 두 발 벗고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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