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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TE 회장, "우리는 스파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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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이동통신 시장을 놓고 중국과 미국 사이에 냉기류가 흐르면서 중국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ZTEㆍ화웨이(華爲) 등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들의 납품 장비에 스파이 기능이 포함돼 있는지 미 의회가 조사 중인 가운데 '스파이 기업'이라는 낙인마저 찍힌 것이다.

피해는 화웨이보다 ZTE가 더 크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 리서치의 브라인언 웡 애널리스트는 "화웨이가 기업 규모도 상대적으로 큰데다 비상장이어서 외풍에 덜 흔들리는 반면 ZTE는 규모가 작은 상장사라서 피해는 더 큰 편"이라고 말했다.
ZTE의 균열은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승승장구했던 ZTE의 실적이 올해 들어 무너지고 있다. 지난 3ㆍ4분기 손실이 3억1000만달러(약 3357억원)나 발생해 상장 이후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주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55% 이상 폭락했다.

허우웨이구이(侯爲貴ㆍ71ㆍ사진) ZTE 회장은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수익성 강화 방안을 찾고 있다. 게다가 해외 사무소 축소, 중국형 차세대 통신장비 개발로 이에 대처할 생각이다.

그가 믿는 것은 중국의 막대한 통신투자다. 지난 10월 중국 최대 이동통신업체 차이나 모바일은 ZTE 등 통신장비 메이커들과 13개 도시에 4세대(4G) 장비를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서비스 목표 시점은 오는 2014년이다. 향후 중국에서 통신설비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성장하는 데 별 무리 없으리라 판단하는 이유다.
지난달에는 자회사 매각으로 2억800만달러를 마련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ZTE가 자회사 매각으로 연간 예상 손실 1억2200만달러를 모두 해소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러나 화웨이ㆍ알카텔루슨트ㆍ에릭슨이 장악한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으로 ZTE가 파고 들기란 쉽지 않다. 허우도 "세계 시장에서 선발 업체와 경쟁하다 보니 손실까지 감수하면서 계약을 맺었다"고 시인했다.

휴대전화도 큰 이익을 내진 못한다. ZTE의 전체 매출 가운데 33%를 휴대전화가 차지한다. ZTE의 세계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은 3.9%다. 세계 4위다. 하지만 대부분 저가 모델인데다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 허우는 "애플ㆍ삼성과 큰 격차가 나지만 상황을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털어놓았다.

허우는 ZTE의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ZTE의 최대 주주는 지분 35.2%를 보유한 중신신(中興新)통신설비유한공사다. 중신신은 시안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西安微電子)와 다른 국유기업, 허우가 설립한 펀드로부터 지배 받는다. 허우는 "ZTE가 상장기업으로 투명하게 관리된다"며 중국공산당과 연루설을 일축했다.

미 의회의 판단에 대해서는 "의회 보고서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미국 같은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도 ZTE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기 시작했다는 게 문제다.

사업 확장의 기반이었던 미 시스코 시스템스와 맺은 협력관계는 종료됐다. ZTE의 앞날에 드리워진 먹구름이 여전하다는 뜻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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