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촌놈'이라 무시마라, 내 뒤에 농협이 있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같이의 가치' 농촌의 상생 동반자

'촌놈'이라 무시마라, 내 뒤에 농협이 있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올해 5만8000명에 장학금 450억원 지원
농민자녀 위해 서울에 '반의 반값 기숙사'
이주여성 가족들에겐 고향 방문비 제공
의료사업·집고쳐주기 등 보사활동 다채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전라남도 보성의 한 시골 마을에서 칠순을 훌쩍 넘긴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열세살 소년 민영이. 부모님의 이혼으로 민영이는 태어난 지 백일 무렵부터 할머니 손에 맡겨졌다. 그후 엄마는 연락이 끊겼고, 아빠는 1년에 한 번 정도 얼굴을 보는게 전부다. 부모의 보살핌 없이 자란 아이 답지않게 민영이는 항상 밝고 명랑하다. 하지만 외딴 시골마을에 또래 친구도 거의 없고 할머니는 농사일 때문에 늘 바쁘다보니 민영이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혼자 고구마나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밤 늦도록 TV를 보다 잠들기 일쑤다.
이런 민영이게게 보통 아이들과는 다른 불편한 점들이 있다. 민영이는 두꺼운 안경을 쓰고도 시력이 측정되지 않을 만큼의 초고도 근시를 안고 태어났다. 게다가 청력이상으로 사람 말소리나 주변 소리를 잘 알아듣지 못한다. 그러니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 일도 좋아하는 운동을 하는 것도 민영이에게는 버겁기만 하다. 죽기 전에 민영이의 눈과 귀를 밝혀줄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는 할머니. 민영이를 언제까지 돌봐줄 수 있을지 모를 할머니는 곤히 잠든 민영이의 모습을 볼때마가 가슴이 미어져 눈물을 훔치곤 한다.

이런 할머니의 바람이 하늘에 닿았는지 지난해 겨울 민영이의 치료를 돕겠다고 나선 곳이 있다. 이들의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지역 농협의 한 직원이 민영이의 집을 찾아 도움의 손길을 전한 것. 이후 민영이는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정밀 검사와 함께 치료를 받게 됐고, 점차 호전을 보이며 사회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 민영이를 도운 보성 북부농협 박경숙 차장은 "(농협)중앙회에서 의료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민영이를 연결시켜 주게 됐다"며 "가정이 넉넉치 않은 시골의 아이들은 몸이 아파도 치료비를 낼만큼의 형편이 되지 않아 방치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촌놈'이라 무시마라, 내 뒤에 농협이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

농협은 2008년부터 민영이와 같이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다문화가정 자녀 중 난치성ㆍ희귀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대학병원과 연계해 무료로 치료를 해 주는 의료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왜소증 여중생, 성장판 종양 어린이 등 지난해까지 40여명, 올해는 10여명의 아이들이 농협의 따뜻한 손길로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 농협의 의료지원 사업은 농촌 복지사업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농협은 지난 50년 동안 농업인의 복지 증진을 위해 의료지원은 물론 장학사업, 복지 증진사업, 다문화가정 지원사업 등 그 영역은 매우 다양하다. 여기엔 농업ㆍ농촌과 함께 한다는 '같이의 가치'라는 농협의 의지가 담겨 있다. 말 그대로 농업인과 농촌의 '상생 동반자'로서 농협이 묵묵히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 장학사업은 기본 중에 기본 = 장학사업은 빼 놓을 수 없는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다. 농협의 장학사업은 4000억원 규모의 농협문화복지재단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10억~20억원 크기의 일반 장학재단과는 씀씀이 자체가 다르다. 농협이 올해 장학금을 지원키로 한 학생은 5만8000명에 이른다. 농협문화복지재단이 직접 장학금을 후원하는 것 외에도 전국 1100여개의 지역단위 농ㆍ축협과 농협은행에서 5만여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농협은 이들 학생들에게 총 450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 380억원을 지원한 것과 비교하면 20%나 늘어난 규모다.

농협의 인재육성장학생으로 뽑힌 대학 신입생들은 성적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한 대학생활 4년 동안 장학금이 전액 지급된다. 한 학기 장학금만을 지급해 일회성에 그치는 다른 장학재단과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 농협 관계자는 "학비를 걱정하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전 학년 장학금을 지원한다"며 "인재를 육성하려면 생색이 아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반의 반값 기숙사' 농협장학관 = 농협은 지난해 2월 410억원을 들여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 농협장학관을 개관했다. 이 장학관은 물가가 비싼 서울에서 유학하는 농업인 자녀들에게 기숙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 농협장학관은 5층 건물(연면적 1만5500㎡)로 500명의 학생이 함께 생활할 수 있다. 이 곳 학생들은 한해 50만원만 부담하면 학습 기자재와 욕실이 딸린 '2인 1실'의 깨끗한 숙소, 국산 농축산물로 만든 하루 세끼의 웰빙식사까지 할 수 있다. 일반 대학교들의 기숙사과 비교하면 반값 이하로 학창시절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셈이다.

▲ 농협장학관

▲ 농협장학관

원본보기 아이콘
이 뿐만 아니라 무선인터넷 환경이 구축된 100석 규모의 독서실, 스터디ㆍ동아리 등의 소모임실, 최신 헬스 기구가 배치된 체력단련실, 46인치 대형LCD TV 등이 설치된 휴게실, 무인택배 보관실 등 초현대식 시설을 갖추고 있다. 웬만한 호텔 못지 않다. 그 수준이 국내 기숙사 중 최고라는 평이다. 이렇다 보니 농협장학관에 대한 관심과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462명, 올해는 490명의 농촌 출신 대학생들이 혜택을 누리고 있다. 민간 기업이 특정학교에 기숙사를 지어 기부하는 경우나 지자체가 지역출신 학생들을 위해 서울에 기숙사를 운영하는 경우는 있지만 '민간 공익기숙사'는 농협장학관이 처음이다.

◆ "국제 이주 여성도 우리 농민" = 농협은 또한 사회적 약자이자 타국살이로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제결혼 농촌이주 여성의 고향방문을 돕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3년 이상 고향을 방문하지 못한 농촌 이주여성을 선발해 본인은 물론 이주 여성의 배우자와 자녀들까지 왕복항공권, 체재비를 지원해 준다. 지난 4년간 베트남, 필리핀, 태국, 몽골 등 동남아 출신 이주여성 600여명이 2000여명의 가족과 함께 '친정 방문' 혜택을 누렸다.

이주 여성들의 고향 방문을 돕는 사업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간간이 진행하고 있지만 이를 대규모로 정례화한 것은 농협이 처음이다. 고향을 다녀 온 이주여성들은 감사편지 등을 통해 "친정 가족들과 불가피하게 멀어졌던 관계를 회복할 수 있고, 한국의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등의 소감을 농협에 전하고 있다. 농협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농촌지역 이주여성들을 위한 교육ㆍ문화프로그램인 '다문화여성대학'을 운영하고 이주 여성들이 한글 개명을 원할 경우 관련 비용도 전액 지원해 주고 있다.

◆ 의료지원ㆍ집고쳐주기 등 다양한 복지사업 = 농협이 지역 거점 대학병원들과 진행하는 '농촌순회 무료진료'도 큰 인기다. 농협 직원들과 대학병원 의사, 간호사, 약사 등 총 30여명으로 구성된 공공보건 의료사업단이 의료취약 농촌지역을 정해 2박3일간 상주하며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최첨단 장비를 갖춘 진료 차량이 동원되고 내과와 응급의학과, 안과, 치과, 정형외과 등 8개 진료 과목으로 한 번에 웬만한 진료를 마칠 수 있다. 작년과 올해 7만5000여명이 진료를 받았다.

'촌놈'이라 무시마라, 내 뒤에 농협이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

지난 2010년 처음 선보인 '농촌 다자녀 출산 장려사업'은 셋째 아이를 출산한 농업인 가정에 장려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농업인이 셋째 자녀 이상을 출산할 경우 1 가정당 출산축하금 100만원을 준다. 매년 500~600여 가정이 이 혜택을 누렸다. 또한 농협의 농가희망봉사단은 매월 독거노인, 장애우, 소년소녀가장 등의 가정을 돌며 '사랑의 집 고치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 지내는 이들에게 지붕 개량과 노후 전기시설 교체, 도배와 도색, 보일러 설치, 장판 교체 등의 봉사 활동을 펼친다. 현재까지 400여 가구의 농업인 가정에 희망을 줬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