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12월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 애기봉 전망대에서 7년 만에 등탑 점등식이 열렸다. 성탄의 복음을 북녘땅에 전하는 트리의 불이 환하게 켜진 가운데 여의도 순복음교회 합창단원들이 찬송가를 부르고 있는 장면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남북이 심리전 방송재개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북한은 대남 심리전을 사실상 재개하겠다고 밝힌 반면 우리군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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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산하 매체인 `우리민족끼리'가 대남 비방에 주력해왔다는 점에서 사실상 대남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대남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는 것은 악화된 남북관계와 우리 군 당국의 대북 심리전 재개에 대한 `반격'으로 해석된다. 군당국도 통일의 메아리가 북한의 통제가 이뤄지는 방송인 만큼 사실상 대남 심리전의 일환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우리 군의 심리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시민단체를 주축으로 대북전단 등은 추진되고 있지만 군당국의 허가와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지난달 보수단체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회원 40여명은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계획이었지만 임진각 인근 상인과 주민 60명과 마찰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북 전단 살포·애기봉 등탑 반대 김포대책위원회는 지난 21일 점등 반대집회를 열고 국방부가 등탑 점등을 승인하면 애기봉 출입구를 봉쇄하고 실력 저지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20일에는 국방부를 찾아 최전방 성탄 트리 점등 허가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전달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기독교단체들이 일단 점등식을 취소한 상황이며 내달 중순까지 다른 단체들의 신청접수가 들어오면 좀 더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기봉 등 성탄트리 등탑 점등은 2004년 6월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선전 활동을 중지하고 선전 수단을 모두 제거키로 한 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에 따라 중단됐다. 애기봉은 MDL에서 불과 2.5∼3㎞ 떨어져 있어 북한 주민들이 등탑의 불빛을 육안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군은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이 발생하자 그해 12월 21일 종교단체의 등탑 점등 행사를 다시 허용했다. 대북 심리전을 강화하겠다는 대응전략의 일환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김정일 위원장 사망이란 예외적 상황을 맞아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점등 이틀 전 전격 취소된 바 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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