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오전에, CJ는 오후에...그룹별 따로 참배

이병철 추모 스케치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연초부터 재계를 시끄럽게 하던 이병철 선대 회장의 유산상속 소송 여파가 결국 25주기 추모식까지 영향을 미쳤다. 범 삼성가 최대의 행사인 추모식 행사가 그룹별로 열리고 일부는 아예 참석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예년과 다른 풍경을 자아냈다.

19일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25주기 추모식이 용인 에버랜드에 위치한 선영에서 열렸다.

이른 아침부터 비구름이 모여들더니 굵고 작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 가운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와 삼성 계열사 사장 80여명이 추모식에 참석했다.

예년과 다른 점은 삼성그룹만 오전에 추모식을 치렀다는 것이다. 매년 CJ, 신세계, 한솔 등과 함께 범 삼성가의 가족 행사로 치뤘던 행사가 올해 삼성과 CJ의 갈등이 불거지며 그룹별 개별 참배로 바뀌고 특히 별도의 가족 행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이 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오너 일가는 선대 회장의 생전 가옥인 한옥을 이용해 선영을 참배했다. 먼저 도착한 이재용 사장을 비롯해 부인인 홍라희 리움 미술 관장,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사위 임우재 삼성전기 부사장,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은 추모식이 끝난 뒤 한옥에서 식사를 함께 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어머니인 손복남 고문과 함께 삼성그룹의 행사가 끝난 직후인 오후 2시 선영을 찾았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호암재단이 선영의 참배를 오전 삼성그룹 오후 CJ, 신세계, 한솔 그룹으로 나눠 진행했기 때문이다.

CJ를 제외한 나머지 그룹사는 난처한 상황이 연출됐다. 한솔그룹은 CJ에 이어 오후 3시경 선대 회장의 장녀인 이인희 고문과 조동길 그룹 회장을 비롯한 사장단 20여명이 선영을 찾았다.

명진규 기자 a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