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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경제 왜 꺾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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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아르헨티나에서는 BMW 자동차 수입업체가 쌀을 수출한다. 포르셰 수입업체는 올리브 기름과 와인을 팔고 현대차 수입업체는 아르헨티나산 콩가루를 베트남에 수출한다. 일제 미쓰비시 자동차 수입업체는 땅콩을 수출한다. 이들 업체가 수출에도 손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미국의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2010년 도입한 수입 규제 정책으로 자동차 수입업체가 농산물을 수출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고 최근 소개했다.
아르헨티나는 2010년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취임 이후 보호무역 강화 정책을 펴왔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인 남편이 사망한 뒤 보궐선거에서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검정 상복 차림으로 벌인 선거운동과 포퓰리즘 정책이 그의 재선에 한몫했다는 평도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재선 이후 더 황당한 수입 규제 정책을 도입했다.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고 환전은 원천적으로 금한 것이다. 게다가 '수입ㆍ수출 균형' 원칙을 강요했다. 1달러 상당의 제품을 수입하기 위해서는 1달러 상당의 제품을 수출해야 한다.

수입ㆍ수출 균형 원칙을 도입한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정책 실패로 수십년 동안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내수는 수입품에 의존해왔다. 은행에 쌓아놓은 달러는 외국 기업에 수입 대금으로 지급하느라 모두 써버렸다. 그 결과 국가 신용도는 추락했다. 이에 공공 부문 지출을 줄이고 금리를 높이는 긴축재정으로 돌입해 인플레이션이 반복됐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수입 감축으로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 든 것이다.
성과는 금방 나타났다. 지난 1~8월 수입이 7% 줄고 9월 들어 이미 올해 무역 흑자 목표가 달성됐다.

하지만 보호무역 정책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해외 브랜드들이 아르헨티나를 떠나고 있다. 유럽 명품업체 루이뷔통과 랄프 로렌이 매장을 철수한 데 이어 수입 가전제품 업체와 해외 의료업체까지 짐 싸고 있다. 그 결과 생필품, 의료기기가 부족해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ㆍ4분기 아르헨티나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8% 줄었다. 2003~2011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7.8%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경제가 많이 위축된 셈이다. 아르헨티나의 한 대학 연구소는 "아르헨티나 경제가 하반기 들어 침체 국면에 빠질 가능성은 98%"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아르헨티나 정부 산하 통계기관인 국립통계센서스연구소(Indec)에 따르면 2011년 9월~2012년 9월 아르헨티나의 수입은 14%, 수출은 1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브라질리아연방대학에서 국제경제학을 가르치는 헤나토 바우만 교수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수입을 줄이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수출도 위축시키고 말았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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