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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3대천재가 온다..보험가액만 18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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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미켈란젤로·라파엘로..서울, 르네상스 펼쳐지다 '바티칸박물관展'

레오나르도 다 빈치, 광야의 성 히에로니무스, 1480-82년, 목판에 유채, 103 x 75cm

레오나르도 다 빈치, 광야의 성 히에로니무스, 1480-82년, 목판에 유채, 103 x 7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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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성탄절을 전후해 서울 한복판에서 아주 흥미로운 전시가 펼쳐진다. 바로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시국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미술관인 '바티칸박물관' 소장품들이 국내 최초로 방한한다. 르네상스 초기부터 전성기인 14~16세기에 이르는 예술품 가운데 대표적인 회화, 장식미술, 조각 등 총 73점이다. 특히 이 시기 천재화가라 불리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산치오 등 거장들의 작품들이 포함돼 있다.

예술의전당 내 이번 전시의 구성과 도록, 기획 등을 총괄한 수석큐레이터는 구이도 코르니니 박사다. 그는 '바티칸 프라 안젤리코'., '프라 안젤리코와 플랑드르 학파' 등 다양한 책들과 수많은 세계 전시회 도록을 집필한 이로 바티칸박물관 장식미술 큐레이터다. 코르니니 수석 큐레이터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예술이 서울로 건너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르네상스 예술의 자존심인 거장들의 작품들이 소개 될 것"이라며 "책이나 사진에서 본 작품들로 한국 관람객들에게 평생의 기억으로 남을 경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티칸 박물관은 한해 방문객만 500만명을 넘는 곳으로, 온갖 형태의 예술과 전시대 인류 문명의 면모가 총 24개 미술관과 시스티나 경당에 전시돼 있다. 이처럼 바티칸박물관 내 수십만점의 작품들 중 일부가 한국에 건너오게 된 과정에는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다. '바티칸박물관' 한국展은 지난 2009년부터 준비돼 왔지만 한차례 좌절되다가 지난해 말 다시 바티칸에 문을 두드려 지난 2월 최종 협상이 이뤄졌다.

바티칸 박물관 대리석 복원연구소,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성 베드로 대성당의 '피에타' 원작(1498-99년)에서 스페셜 에디션, 1975년, 석고상, 175 x 195 x 87 cm

바티칸 박물관 대리석 복원연구소,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성 베드로 대성당의 '피에타' 원작(1498-99년)에서 스페셜 에디션, 1975년, 석고상, 175 x 195 x 87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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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의 성 히에로니무스' 등 거장들의 작품은 ? = 이번 전시는 바티칸의 역사와 함께 르네상스 초,중,후기 작품들, 천재화가들 등을 테마로 한다. 회화작품은 30여점, 조각이 8점, 장식미술이 20여점이다. 특히 천재화가들 테마에서 볼 수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광야의 성 히에로니무스'는 이 전시의 주관사 측에서 반드시 들여와야 할 작품으로 박물관과 줄다리기를 겨뤘던 작품이다.

아시아 최초로 소개되는 이 작품은 예술사에서 가장 수수께끼 같은 그림 가운데 하나다. 단색화의 이 목판은 성 히에로니무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은수자 히에로니무스는 기도하는 자세로 땅에 무릎을 꿇은 채 오른손에 돌을 쥐고서 왼손으로 가리키는 가슴을 치고 있다. 옷도 입지 않고 추기경 모자는 땅에 버려져 있는데 이는 세상 명예를 버렸음을 상징한다. 성인 곁에는 자주 등장하는 사자는 히에로니무스가 사자의 발에 박힌 가시를 빼주었더니 고마움을 잊지 못해 늘 따라다녔다. 이 작품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피렌체에서 활동하던 초창기인 1480년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영화 '피에타'의 모티브가 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도 이번 전시에 등장한다. 이탈리아어로 슬픔, 비탄이라는 뜻을 지닌 '피에타'는 미켈란젤로가 스물다섯 살에 완성한 작품으로 르네상스 시대 조각의 걸작이라고 칭송 받는다. 성모 마리아가 죽은 예수의 시신을 품에 안고 있는 모습을 묘사한 작품은 인간으로서 겪을 수 있는 고통의 극치를 담아냈다. 1972년 피에타는 고의적으로 문화예술 작품을 파괴하는 자의 표적이 돼 동정녀 마리아의 형상이 심하게 훼손됐다. 다행스럽게도 '피에타' 복제품 한 점이 1930년에 제작돼 성 베드로 대성당 제의실에 보존되어 있어 조각의 흉터를 복원하는 데 참조할 수 있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바티칸 박물관 대리석 복원 연구소가 '성좌: 바티칸 컬렉션'(The Holy See: Vatican Collections, 1975년)을 계기로 제작한 스페셜 에디션이다.

또 라파엘로 산치오의 1507년 작 목판화 '사랑'도 살펴볼 수 있다. 이 작품은 믿음과 희망을 표현하는 다른 두 개의 목판들과 함께 라파엘로가 페루자의 성 프란체스코 알 프라토 성당에 있는 발리오니 가족 경당을 위해 제작한 제대화의 프레델라(제단의 장식띠)다. 1797년까지 성 프란체스코 알 프라토 성당에 남아 있었으나, 그해 나폴레옹에 의해 프랑스로 반출됐다. 1816년 교황 피우스 7세의 요청으로 되돌려 받은 이 작품은 바티칸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세 목판들은 각각 동그란 모양 가운데 단색으로 향주삼덕을 표현했는데, 믿음 희망 사랑을 상징하는 요소들이 저마다 아기 천사들에 둘러싸여 있다. 사랑은 어린 아기들에게 젖을 먹이는 여인으로 표현된다. 한가운데 어린 천사들에 에워싸여 있는 여인의 모습은 바르젤로에 보존돼 있는 미켈란젤로의 '아기예수와 성 요한과 함께 있는 성모'를 떠올리게 하는데, 이 원형 부조 작품이 라파엘로에게 영감을 준 본보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사랑'은 보험가액만 560억원으로, 이번 전시에 들어오는 작품들 중 가격이 가장 많이 나가는 작품이다.

라파엘로 산치오, 사랑, 1507년, 목판에 템페라, 18  x 44 cm

라파엘로 산치오, 사랑, 1507년, 목판에 템페라, 18 x 44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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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가액만 1800억원..국제기획전 중 최고가= 주관사인 지니어스 엠엠씨 박미진 대표는 "돈을 받고 작품을 대여하지 않는 바티칸박물관과는 이곳과 연계된 도서관 건립 후원으로 형식을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를 위해 바티칸박물관으로 부터 대여형식으로 가져오는 작품들은 총 보험가액만 1억2000만유로, 우리돈 1800억원에 달한다. 박 대표는 "바티칸의 보물급 작품들이 들어오면서 화물비 등 운송비와 보험가액이 상당한데 무진동 차량에 옮겨오는 등 매우 까다롭게 건너올 예정"이라며 "35만명 이상 유료 관람객들이 전시를 봐 줘야 손익분기점이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9일 바티칸박물관이 작품들을 포장하기 시작하면, 29일과 다음달 1일 두차례에 걸쳐 전체 전시 작품들이 예술의전당 수장고로 들어갈 예정이다. 김애령 예술의전당 전시프로그램 디렉터는 "국제 기획전은 준비와 마무리 과정까지 난관의 연속인데, 이번 전시를 열 수 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나들이 하기 힘든 작품들을 국내에서 직접 관람하면서 바티칸박물관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다음달 8일~내년 3월 31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02-580-1300.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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