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8일(현지시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그리스의 긴축안 통과를 환영하면서도 그리스의 채무상환 부담을 줄여주고 만기자금을 연장해주는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ECB는 전임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가 지난 2010년 5월 국채매입프로그램(SMP)을 가동한 이래 400억유로 규모의 그리스 국채를 사들였다. ECB는 올해 초 그리스 국채 투자 수익금을 각국 중앙은행들이 분배하고 중앙은행들은 이를 그리스에 넘겨주는 방식을 통해 그리스의 부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유럽 정부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지 않고 있는데다 이러한 방식이 얼마나 실질적으로 그리스에 도움이 될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그리스가 315억유로(약 44조1000억원)의 3차 구제금융 지원을 받는 길도 순탄치 않다. 당초 전문가들은 그리스 의회가 긴축안을 통과할 경우 오는 12일 열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구제금융 제공안이 승인되고 그리스의 부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출금리를 인하해주는 방안 등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스의 연립정부내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의회에서 긴축안은 과반수(151표)를 간신히 넘겨 통과됐지만 사마라스 총리가 이끄는 신민주당과 사회당, 민주좌파당 연정 의석에서 23표가 이탈했다. 긴축안의 노동 개혁부문을 재협상하거나 철회하지 않으면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민주좌파당은 아예 표결에 불참했다. 그리스 양대 노총과 이익단체들이 추가적인 파업을 경고하고 있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