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을 둘러싼 최근 이슈를 돌이켜보면 '이참에 새로 판을 짜야 한다'로 요약된다. 저축은행 사태를 비롯해 금융정책의 잘못으로 금융소비자들이 입은 피해가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견 타당하다.
문제는 대선주자들이 이에 대한 접근방식이다. 충분하고 현실성 있는 분석보다는 지나치게 표를 의식한 측면이 있다. 이런 정책들은 필연적으로 포퓰리즘으로 흐르게 된다.
그러나 금융정책은 이렇게 다뤄져선 곤란하다. 금융 자체가 돈의 흐름과 밀접하게 관련 있어 대단히 예민하다. 금융과 관련된 정책은 더욱 날카롭고 예민해야 함은 물론이다. 인기영합적인 정책으로 "아니면 말고"식 정책을 내선 안된다는 뜻이다.
더구나 금융감독기구가 정치권에 뻣뻣하다는 이유로 "길들이기"식으로 접근하는 발상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금융감독을 비롯한 체계 개편은 경제부처 조직개편과 맞물려 있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학계 등 제3자의 의견 수렴도 중요하지만 정작 해당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금융관료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화폐전쟁'의 저자 쑹훙빙은 로스차일드가(家)의 성장기를 다루면서 "화폐를 통제하는 자가 모든 것을 지배한다"고 밝혔다. 금융정책기구 개편과 관련해선 "가장 사심(私心)없는 자가 모든 것을 지배한다"는 생각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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