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 실적 잡혀 지고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아가방앤컴퍼니가 저출산대책 테마주로 꼽히며 주가는 급상승한 반면 실적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창업 이후 줄곧 지켜왔던 유아복 시장 선두 자리마저 후발주자에게 내주게 생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가방앤컴퍼니는 최근 한 달새 주가가 25.36%나 급락했다. 연초 1만5000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한 계단씩 내려오고 있는 상황이다. 3·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성적에 따라 반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전망은 어둡다. 상반기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적자전환한 탓이 크다.
지난해 아가방은 매출액 197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95억원으로 35.37%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은 908억원으로 선방했으나 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출산율 감소로 유아복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또 과거 유아복 전문 매장에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중심으로 소비 행태가 달라지고, 고가 수입품과 저가 제품이 소개되면서 시장 내 경쟁이 과열됐다.
특히 매일유업은 다양한 대형마트 맞춤형 브랜드를 앞세워 선두자리를 노리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매일유업 제로투세븐은 최근 5년간 평균성장률이 45.7%를 기록했다. 올해 매출액 2300억원, 영업이익 11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자칫 선두자리를 꿰찰 수 있다는 것. 보령메디앙스와 유한양행의 유한킴벌리도 유아용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아가방앤컴퍼니는 부진 만회를 위해 출산전문 브랜드와 유아카시트, 유아스킨케어를 출시하면서, 신규 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사업 수익성을 확보해야하는 입장이지만 유아용품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으로 바뀌고 있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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