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가족처럼 지내던 보모가 두 아이 살해"

최종수정 2012.10.28 08:00 기사입력 2012.10.28 08:00

댓글쓰기

美 뉴욕 고급 아파트서 발생한 살인사건에 시민들 '충격'

▲ 사건이 발생한 맨해튼 센트럴파크 인근의 한 아파트 앞에 시민들의 추모 꽃다발이 놓여 있다.

▲ 사건이 발생한 맨해튼 센트럴파크 인근의 한 아파트 앞에 시민들의 추모 꽃다발이 놓여 있다.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미국 뉴욕의 한 고급 아파트에서 보모가 자신이 돌보던 어린아이 두 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시민들이 충격에 빠졌다.

아이 어머니의 블로그에는 이들이 누구보다 행복한 가정이었고 보모 역시 가족처럼 가깝게 지내왔던 모습이 기록돼 있어 범행 동기를 둘러싸고 갖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즈와 CBS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25일 오후 5시30분경(현지시각).

아이들의 어머니인 마리나 크림 씨는 세 살 난 둘째 딸과 외출에서 돌아온 뒤 욕실 욕조에 아들(2)과 큰 딸(6)이 피투성이가 된 채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이들 옆에는 이 집의 보모로 일하고 있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조시 오르테가(50) 씨가 목과 배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뉴욕 경찰은 현장에서 범행에 사용된 부엌칼 두 자루를 발견했고, 보모가 두 아이를 살해한 뒤 자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 곳은 맨해튼 어퍼웨스트사이드의 센트럴파크 인근 고급 아파트촌. 살해된 아이들의 아버지 케빈 크림(37) 씨는 하버드대학 출신의 엘리트로, 현직 경제전문방송 CNBC의 임원으로 재직중이다. 시간제 미술강사로 일하는 아이들의 어머니는 평범하면서도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아파트 주민들은 평소 크림씨 부부가 보모에게 괜찮은 수준의 급여를 지급했고, 생일을 챙겨준다거나 고향에 다녀올 때 비행기 표를 끊어주기도 하는 등 넉넉한 대우를 해줬다고 증언하고 있다.

보모의 지인 중 한 명도 "오르테카가 크림씨 집에서 일하는 것을 만족스러워 했다. 아이들을 사랑했고, 그 부모에 대해서도 '좋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보모가 최근 급격히 살이 빠지고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개인적인 금전문제로 보이는 정황을 목격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 어머니 마리나 크림 씨의 블로그에 남겨진 두 아이의 생전 모습

▲ 어머니 마리나 크림 씨의 블로그에 남겨진 두 아이의 생전 모습


사건이 알려진 직후 뉴욕 시민들과 언론은 마리나 씨의 블로그에 큰 관심을 보였다. '크림 아이들의 일상'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사이트에는 "두 딸을 학교(보육시설)에 보낸 뒤 막내와 온전히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레오(셋째)가 얼마나 장난감 트럭을 좋아하는지 모른다", "거실에 자기만의 주방을 만들어 놓고 베이컨을 요리하고 있다" 등 아이들의 하루하루를 기록한 일기 형식의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었다.

사건이 벌어지기 불과 세시간 전인 이날 오후 2시30분에도 "레오의 말솜씨가 놀랍다. 이젠 아이가 하는 말을 다 알아들을 수 있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또 지난 2월에 게재된 사진에는 "휴가차 도미니카에서 9일을 지냈다. 보모 조시의 동생 집에서 반나절을 보냈는데, 정말 좋은 가족들이었다. 도미니카 또한 좋은 곳이다"라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뉴욕 시민들은 블로그에 남겨진 이들 가족의 행복한 일상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무참히 깨진데 대해 슬픔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들이 사는 아파트 앞에는 두 아이를 추모하는 편지와 조화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보모는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으나 일체의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그녀가 칼로 목을 그었으나 정동맥을 관통하지는 않아 의학적으로 말을 못할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녀에 대한 약물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와 마약이나 환각제를 흡입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인경 기자 ikjo@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