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부, 혈세 낭비 초래 은행상대 10억불 소송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미국 법무부가 24일(현지시간) 미국 2위의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상대로 10억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악성 주택담보 대출을 국책 모기지 기관에 매각해 혈세를 낭비하게 했다는 이유다.

파이낸셜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가 패니매 프레디맥 등에 모기지 대출을 팔아넘긴 금융기관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제출된 소장에 따르면 BofA 소유의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은 2007∼2009년 모기지 대출의 문턱을 대폭 낮춘 '허슬'이란 프로그램을 운용했다.

담보의 안전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신속한 대출이 이뤄지도록 한 이 프로그램은 업계 기준치보다 9배나 많은 엄청난 규모의 부실대출을 양산했다.

이후 내부적으로 문제가 불거지자 수천 건의 대출을 부실임을 숨긴 채 패니매 등에 팔아넘겼고 이것이 이들 업체를 채무불이행 상태로 내몰아 정부가 국영화하고 공적자금을 투입했다는 것이 원고측 주장이다.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은 당시 부실을 숨기려고 직원들에게 특별 보너스까지 지급했다고 한다.

당국은 내부자의 제보를 받고 조사에 나서 이런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트 바라라 맨해튼 연방검사는 "대담하기 짝이 없는 사기 행각이었다"며 "이번 소송이 더 이상은 무분별한 대출이 용인될 수 없다는 강력한 신호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Bofa는 컨트리와이드를 2008년 7월1일 25억달러에 인수했으며 이후 모기지 관련소송과 투자자들의 부실 모기지 환매 요구 등으로 약 400억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BoA는 메릴린치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부실화돼 손실을 봤다며 투자자들이 제기한 집단소송에서 24억3천만 달러의 배상금 지불에 합의한 바 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