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경쟁사 손에 들어갔을 경우 초박형 설계 기술이 대거 유출돼 국내 업체와의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업계는 삼성전자가 분실한 TV가 이미 경쟁사 손에 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많은 전시품목에서 OLED TV 2대만 사라졌다는 점에서 금품을 노린 범죄가 아닌 기술 유출 시도로 보고 있다.
OLED TV는 기존 LCD 대신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를 채용한 제품으로 경쟁사가 이를 입수한다 해도 OLED 기술 유출 우려는 적다. 대부분의 주요 기술이 OLED 패널 제작시의 공정기술로, 만드는 방법 자체가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OLED 패널과 관련된 기술 유출 우려는 크지 않지만 설계 노하우가 대거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디자인과 기능 등은 경쟁업체들이 손쉽게 따라할 수 있지만 얼마나 얇게 만들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은 쉽게 기술 격차를 좁히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하반기로 예정된 OLED TV 출시가 계속 늦어지면서 삼성전자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 대만과 중국 TV 업체들이 OLED TV 개발을 서두르면서 자칫하면 LCD에 이어 OLED까지 벌려 놓은 격차가 단숨에 좁혀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도난으로 인한 기술 부메랑을 우려해 연내 OLED TV 출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올해 안으로는 상용 제품 판매에 나설 계획이지만 OLED 패널의 수율이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확보되지 못해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처지다.
수율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연내 한정판매 형태로 일정 수량을 먼저 출시한 뒤 일반 판매는 내년초에 실시하는 방안까지 마련하고 있다. 양쪽 모두 TV 사업을 책임지는 수장들이 연내 출시를 공언한터라 연내 출시에 대한 압박감이 심한 것이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OLED TV에 대한 문의가 많은데 연내 출시 계획에 대해선 변함이 없다"면서 "우선 한정판매 형태로 판매한 뒤 일반 판매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데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OLED TV의 연내 출시 계획에 대해선 변 없다"면서 "구체적인 시기는 거론할 수 없지만 연내 판매는 꼭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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