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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2차 화폐전쟁 진입 "지구를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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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선진국 양적완화로 신흥국 화폐가치 급상승

달러 홍수에 '외환 둑'이 무너진다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조강욱 기자]“세계 경제가 훨씬 어려운 시기에 진입하고 있으며, 화폐전쟁이 악화되고 있다”

뉴욕메론은행 런던 지사의 외환전략가 닐 멜러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연차 총회를 앞두고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다. 그의 말대로 지금 전세계는 2차 화폐전쟁을 치르고 있다. 미국이 세차례의 양 완화 조치로 전세계 금융시장에 달러 홍수를 일으키면서 중국,인도,브라질 등 신흥국들은 통화가치 상승과 상품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출 주도 경제인 신흥국들은 금리인하 등을 통해 화폐가치를 떨어뜨려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려고 애쓰지만 밀려드는 달러 홍수 탓에 역부족이다.
이들은 미국이 화폐전쟁을 일으켜 세계 경제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미국은 미국 경제가 튼튼해지면 세계 경제에도 좋고,화폐가치 상승은 이자율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번 2차 화폐전쟁이 과거와 다른 것은 신흥국 뿐 아니라 일본과 스위스 등 선진국도 참전하고 있어 그 끝을 점치기 어렵다.

◆양적완화 조치로 전세계 달러홍수=미국은 1차와 2차 양적완화 조치를 통해 총 2조3000억 달러를 풀었다.

미국은 지난달 3차 양적 완화 조치를 통해 월 400억 달러의 주택저당증권을 매입하기로 했다.여기에 장기금리 인하를 목적으로 시행중인 400억 달러 규모의 공개시장 조작인 ‘트위스트 오퍼레이션’(금리 비틀림)까지 합치면 월 800억 달러라는 엄청난 달러가 풀리는 셈이다.

돈을 푸는 쪽은 미국 뿐이 아니다.유럽중앙은행(ECB)은 무제한으로 국채를 매입하기로 했고 일본중앙은행(BOJ)는 지난달 국채 등을 사들이는 자산매입기금을 10조엔 증액한 80조엔으로 늘린데 이어 이달 30일 5조~10조엔 추가로 늘리기로 했다.

1차 양적완화때 풀려난 자금은 실물투자와 무역수지 흑자,핫머니로 중국과 브라질,멕시코,칠레 등 신흥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자율 차이와 환차익을 동시에 노시에 노리는 이같은 자금 유입으로 신흥국 화폐가 가파르게 오르자 브라질 기도 만테가 재무장관은 ‘화폐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미국을 맹비난했다.

◆가파른 신흥시장 화폐가치 상승=2005년 이후 계속 평가절상 추세인 중국 위안화는 최근들어 상승 속도가 가파른 모습이다.
지난 17일 상하이 외한시장에서 위안화는 달러당 6.25위안대에서 거래됐다.이는 기준환율 6.3208보다 낮은 것이었다. 위안화는 지난 11일 6.28대가 무너진 이후 12일 6.27,15일 6.26대가 잇따라 붕괴되는 등 기준 환율을 크게 밑돌았다.

멕시코 페소는 올들어 거의 9% 평가절상됐고 칠레 페소는 12% 가치가 올랐다. 브라질 헤알은 7월 중순 최고치(달러당 1.53헤알)에서 20% 정도 가치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고평가돼 있다는 게 중론이다.

브라질은 달러당 2 헤알로 환율을 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JP모건은 헬알은 약 16%,국제통화기금(IMF)은 13~20% 정도 고평가된 것으로 각각 계산했다.

인도 루피도 사정은 비슷하다.지난 5월 사상 최저치인 달러당 54.46루피까지 가치가 하락했으나 18일 현재 달러당 53.80루피까지 상승했고 현물시장에서는 52.80루피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 가치는 역으로 하락했다.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은행이 다른 나라와 미국 상품의 비교우위를 측정하는 방법을 기반으로 달러가치를 측정하는 연준달러지수는 2007년 8월 말 이후 4.8% 하락했다.

◆복잡한 2차 화폐전쟁=2차 화폐전쟁은 2차 전쟁과 달리 양상이 매우 복잡하다.

신흥국 뿐 아니라 일본과 스위스,호주 등 선진국도 개입해 있기 때문이다.일본과 스위스,호주 등은 경제위기 속에서 ‘안전한 피난처’로 간주돼 수요가 몰리면서 가치가 급등했다.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79엔대 초반의 강세다.지난 해 10월31일 2차 대전후 최고치인 달러당 75.35엔에 이르자 하루에 8조700억 엔을 매각하는 등 5일간 14조3000억엔을 풀며 시장에 개입했지만 강세를 막기는 역부족인 것이다.

유로당 1.20스위스프랑으로 환율을 묶어둔 스위스는 이 한도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이미 경제성장을 훼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각국은 통화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금리인하,채권매입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의도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브라질은 기준금리를 7.25%로 낮추고 외환거래세를매기는 극약처방을 해 올해 약 9% 평가절하는 데 성공했다. 호주도 금리를 3.25%로 인하고 한국도 내렸다.중국과 인도도 금리를 내려야 하지만 인플레이션과 자산가치거품 때문에 용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일본과 브라질,스위스는 최근 열린 IMF와 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통화가치 상승에 우려를 표시했다.일본 중앙은행 총재는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추가 개입의사를 밝혔다.

브라질 만테가 장관은 “서방의 이기적 정책이 신흥국 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필리핀 중앙은행장과 인도 재무장관도 이달초에 미국의 양적완화에 우려를 표시했다.

◆꿈쩍않는 미국, 2차 화폐전쟁 길어질듯=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IMF 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양적완화가 대규모와 변동심한 자금흐름을 초래해 과열과 자산가격 거품,금융불균형 축적을 야기한다”고 경고했지만 벤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은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버냉키는 이자율 차이가 자금흐름의 중요한 결정요인이라고 강변했다.스탠리피셔 전 IMF수석 부총재는 “현재의 정책이 신뢰를 준다”며 미국을 옹호했다.

자넷 옐런 연준부의장은 한 술 더 떴다.그는 "미국의 성장이 더 튼튼하면 수혜자는 세계 경제"라고 강변했다.

버냉키의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JP모건체이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의 계산에 따르면 신흥국 평균금리는 5.56%인 반면,선진국은 0.51%에 불과해 투자자들은 금리차를 노리고 신흥국으로 가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화폐전쟁 책임론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소시에떼제네랄의 키트 주크스 외환리서치 대표가 “화폐전쟁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번에는 선진국내에서도 쟁점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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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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