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풀무원 '콩 수입 거액 관세포탈' 혐의로 기소

풀무원 "관세포탈 사실 없다"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풀무원홀딩스가 수백억원대의 관세 포탈 혐의로 법정에 선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이성희 부장검사)는 중국산 유기농 대두의 수입 가격을 저가로 신고해 수백억원의 관세를 떼먹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관세법 위반)로 풀무원 이모(49) 부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풀무원도 관세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그러나 남승우 풀무원홀딩스 대표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했다.

이씨는 지난 2003년 중국 H사의 유기농 콩을 1톤당 650달러에 수입하기로 실계약을 맺고 중간에 백모(63)씨 등 농산물 수입업자를 내세워 1톤당 150달러에 수입한 것으로 신고해 관세 2억9000여만원을 포탈하는 등 2002년 말부터 2009년 4월까지 총 555억9000여만원의 관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풀무원은 2001년부터 중국 H사와 유기농 콩의 구매 계약을 맺고, 생산 전부터 산지, 구매수량, 가격 등을 미리 정하고 종자 선정과 작황 점검 등 품질 관리에 관여했다.

그러나 당시 중국산 대두의 수입 관세율이 500%에 달해 실 구매가격대로 세관에 신고하면 국내산 콩을 쓰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비싸지자 수입가를 낮게 신고했고, 세관 당국에 적발돼 처벌받을 것을 대비해 백씨 등에게 수입 대행이나 납품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사결과 풀무원이 백씨에게 납품대금 명목의 돈을 주면 백씨가 그 일부를 다른 수입대행업체에 지급하고 세관신고와 H사에 수입 신고가에 해당하는 금액을 송금하게 했으며, H사에 실제 줘야할 구매대금과의 차액은 백씨 측이 지인을 여향 형식으로 중국에 데려가 무자료 현금 거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백씨 등은 이윤을 챙기거나 풀무원 몰래 수입 신고가를 더 낮춰 관세 납부액을 줄이는 식으로 이득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검찰은 백씨 등 수입대행업자 3명도 불구속 기소했다.

이에 대해 풀무원 관계자는 "유기농 콩 수입업체로부터 국내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콩을 납품받았을 뿐 관세를 포탈한 사실이 없다"며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풀무원이 납세의무자가 아니고 관세 포탈을 지시하거나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형사재판에서도 같은 입장을 갖고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