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스페인에선 다음날 정부의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긴축 재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그리스에서도 정부의 지출 삭감에 반발한 성난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단행, 폭력 시위와 지하철 중단으로 아테네의 교통이 마비되는 등 혼란이 계속됐다.
이 같은 매도 행렬은 유로존이 위기관리에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FT는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3년간 유로존 위기가 회전목마처럼 반복적으로 발생한 만큼 위기의 시기가 다시 찾아왔다는 지적했다. 투자회사인 트리드니들의 윌리엄 데이비스 글로벌 자산 부분 사장은 “유로존 위기는 두 발 전진했다 한 발 후퇴하고 있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과 은행들의 재무 재편은 시장의 행복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또 다시 한 발 물러서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시장은 지난 7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로존을 지키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맹세로 안정세를 찾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스페인 정부의 긴축 예산안과 은행 재무건전성 점검 결과 발표를 앞두고 긴축 재정에 대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면서 시장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스페인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날 스페인에선 정부의 긴축 재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폭력 시위가 벌어졌다. 국제 사회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기 위해 국가 재정을 대폭 삭감하고 세금을 늘리면 국민 개개인의 부담이 가중되는 탓이다.
스페인 지방정부인 카탈로니아가 오는 11월 중앙정부로부터 사실상 독립을 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도 시장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위험과 아일랜드 국채 시장 안정을 위해 독일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이 스페인에 대한 지원을 철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투자자들을 스페인에서 발을 빼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리스에서도 같은날 긴축 재정에 따른 임금삭감에 반발하는 총파업이 벌어졌다. 수도 아테네는 운수노조 파업으로 교통이 마비됐고,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대혼란이 벌어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위기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이탈리아 국채 시장은 이날 혼란에 한 발 비켜나 안정세를 보였고, 스페인 국채 금리도 7% 대를 넘나들던 때 보다는 낮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위기가 지속될 경우 ECB가 유로론 붕괴라는 파국을 막기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에 여전하다는 의견도 있다. 투자회사인 악사의 고정자산 투자 부분 사장인 크리스토퍼 이고는 "시장은 여전히 드라기 총재가 최후의 방어벽이 되줄 것이라고 믿고있다"며 "위기 국면이 다시 재연되도 올해 초 패닉 상태와는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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