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 시위로 중국이 잃어버린 것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중국에서 아직도 반일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만주사변 81주년이 되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대규모 집회 이후 반일 도심 집회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 곳곳에서 연일 반일시위가 이어져 양국 수교 40주년 기념식까지 연기되는 등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반일시위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이다. 수십여개 일본 기업이 화재ㆍ태업ㆍ약탈 피해를 입고 공장은 가동을 중지했다. 시위가 소강상태를 맞으면서 공장이 가동을 재개하고 상점도 다시 문을 열었지만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이번 반일시위의 장기적 파장에 대해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중국 경제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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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온라인판은 중국 내 반일시위가 중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셋으로 나눠 소개했다.
첫째, 반일시위를 계기로 경기하강 국면이 중국 경제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나 2005년 반일시위 당시에도 중국은 견조한 두 자릿수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경제성장세가 둔화 조짐을 보여 소규모 소요만으로도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더욱이 일본 기업들은 대(對)중국 투자 비중을 낮추고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번에 일본 기업들의 대중 투자가 동남아로 방향을 틀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바클레이스 은행의 교헤이 모리타 일본 경제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내 반일정서로 일본 기업들이 중국 대신 동남아에 더 투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이번 시위에서 중국인들은 일본 브랜드에 대해 노골적인 적의를 내보였다. 일본 아닌 다른 외국 브랜드의 경우도 중국의 국수주의 광풍에 희생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와 해외 기업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둘째, 중국은 대일 강경책의 일환으로 경제 보복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로써 세계 경제의 신뢰할만한 파트너라는 명성을 잃을 위험에 처하게 됐다. 중국은 2010년에도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 중단 운운하며 무역 압박에 나선 바 있다. 최근에는 관영 인민일보가 경제제재로 일본 경제를 20년 후퇴시키겠다고 으름장까지 놓았다. 이런 위협들이 단기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중국에 대한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셋째, 반일시위로 중국의 장기적인 내부 통제력이 약화할 수 있다. 현재 중국 지도자들이 반일시위로 공산당에 대한 지지를 끌어올리려 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중국에 마오쩌둥(毛澤東)이나 덩샤오핑(鄧小平) 같은 카리스마적인 지도자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영토 문제가 인민의 높아진 욕구와 이를 채워주지 못하는 지도부 사이에 괴리감만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는 게 포브스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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