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겸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만나보면 그의 '포스'에 눌리지 않을 수 없다. 연령(1940년생)은 둘째치고라도 그의 경력에 한번, 그의 어법에 두번 주눅이 든다.
2030세대가 대학생시절이던 1970∼80년대 서강대 교수를 했고 금배지를 처음 단 때가 1981년 11대 국회다. 이후 여야를 넘나들며 정치현장의 중심에 서 있었고 청와대 경제수석, 국민은행 이사장, 보건복지부 장관 등 지내며 거시, 실물경제를 두루 거쳤다. 직설적이고 거침없고 공격적인 화법까지 무장했고 지금은 다수여당에 사실상의 넘버 2자리다.
헌법 119조 2항의 경제민주화 조항에 대해서는 애착이 강하고 양보가 없다는 평가다. 이한구 원내대표가 정체불명이라 하자 "상식 이하"라고 했고 최근에는 그를 겨냥한 듯 "입을 봉해야 한다"고 말해 설화를 일으켰다. 안철수 후보가 대선출마를 하며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를 비판하는 듯 말하자 "수준이 그 정도" "뭘 알고 말하는 건가" "꿈같은 소리"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김 위원장이 당내 '후배'의원들에 거침없이 말하고 비판하는 것은 어쩔수 없더라도 안 후보에 대한 막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안 후보는 무소속이고 국정철학이나 공약이 드러난 게 없지만 지지율로는 박 후보에 뒤지지 않는다. 한 의원은 "건전한 비판과 토론이 아니라 일방적인 불통의 모습으로 비추질수도 있다"며 "후배에 대한 조언이나 고언보다는 박 후보에 대한 강력한 경쟁자에 대한 흠집내기, 비방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 후보는 아직 국정철학이나 공약이 드러난 게 하나도 없다. 정책으로 검증할 만한 꺼리도 많지 않다. 뭔가 나왔을 때부터가 진짜 승부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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