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전 10시 쯤 성남 중원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여자 친구 박 모(24)씨와 어머니 문 모(48)씨를 숨지게 한 박 모(24·무직)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박 씨는 여자친구가 "부모의 반대가 심하다. 헤어지자"는 말에 격분, 범행을 저질렀다.
울산의 김 씨가 자매를 무참히 살해한 이유도 "헤어지자"는 여자 친구의 이별 통보가 시작이었다. 최근 이별 통보를 받고 스스로 격분해 여자 친구는 물론 그 가족까지 무차별적으로 살해하는 20대 강력 사건이 발생하고 있어 공포감을 주고 있다.
범행을 저지른 울산 김 씨와 성남 박 씨는 공통점이 많았다. 20대라는 나이뿐만 아니라 둘 모두 뚜렷한 직업이 없는 상태였다. 울산 김 씨의 경우 전형적인 '은둔형 외톨이'로 여자 친구와 대화 말고는 소통하는 사람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20대를 중심으로 이성 교제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인터넷 공간에 참담한 현실을 토로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결혼을 반대한다고 여자 친구와 어머니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고 이별을 통보한 여자 친구와 동생을 살해한 사건도 발생해 불안하다"면서 "무서워서 사람 사귀겠나? 자기 맘대로 안 된다고 한때 사랑했었던 사람을(살해하다니) 슬픈 현실"이라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이용자는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이성 사귀는 것 조심하세요. 정말 끔찍한 현실입니다"는 글과 함께 관련 뉴스를 링크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20대를 중심으로 자살률이 높아지고 뚜렷한 직업을 갖기 힘든 상황에서 충동적이고 분노를 스스로 삭이지 못하는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도전과 희망을 꿈꿔야 할 나이에 좌절과 돌이킬 수 없는 극단적 상황으로 빠져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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