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수요, 공급 초과하면
가격은 기하급수적 상승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농산물 가격은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한동안 상승 추세가 이어지는 특성이 있다. 다른 상품과 비교할 때, 농산물은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덜 주는 데다 공급은 빨리 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레고리 킹은 당시 옥수수 생산량이 조금만 변해도 옥수수값이 큰 폭으로 요동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여러 해에 걸친 면밀한 관찰 끝에 옥수수 공급량의 변화에 따라 가격이 얼마나 변하는지 예측할 수 있는 표를 만들었다. 이 표에 따르면 수확량이 10% 줄면 값이 30% 오르고 20%가 줄면 가격은 80% 상승하며 수확량이 절반으로 떨어지면 값은 450%나 급등한다.
현대 경제학은 이를 농수산물의 수요나 공급이 모두 가격변동에 비탄력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쌀값이 오르거나 내린다고 해서 쌀의 수요나 공급이 곧바로 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반대로 농수산물은 수요나 공급에 작은 변화만 있어도 가격이 크게 오르내린다.
다음해엔 옥수수 농가들이 재배면적을 줄이는 바람에 옥수수 값이 오르고, 돼지 농가들은 사육두수를 줄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값이 오른 데 고무된 옥수수 농가들은 그 다음해에 거꾸로 재배 면적을 늘린다. 이처럼 2년을 주기로 옥수수와 돼지의 생산량과 가격이 서로 엇박자를 내면서 증감과 등락을 거듭하는 현상을 '옥수수-돼지 순환(corn-hog cycle)이'라고 한다. 이익을 극대로 하려는 개별 농가의 합리적인 행동이 농가 전체로는 손실을 부르는, 이른바 '구성의 오류'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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