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이 도핑 의혹에 미온적 태도를 일관해 투르 드 프랑스 7회 우승 등 모든 수상 실적을 박탈당했다.
미국반도핑기구(USADA)는 25일 암스트롱이 14년 동안 쌓은 수상 기록을 모두 삭제했다고 발표했다. 박탈은 최근 다시 불거진 금지약물 복용 혐의를 해소하지 않은데 따른 조치다. 암스트롱은 이틀 전 USADA가 조사 중인 금지약물 복용 의혹에 더 이상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뉴욕 타임스는 “암스트롱이 싸움이 장기화될 경우 드러날 불리한 증언을 우려하는 듯 보인다”라고 전했다.
잇단 증거 불충분에도 USADA는 의심을 멈추지 않았다. 암스트롱이 옛 동료 5명과 1990년대부터 도핑을 했다는 판단 아래 지난 6월부터 조사에 나섰다. 암스트롱은 강하게 반발했다. 자신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법원에 조사 중단과 관련한 소송을 냈다. 판결이 기각으로 매듭지어지자 그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으나 법정 공방에 지쳤다며 항소를 포기했다. USADA는 귀를 닫은 암스트롱의 그간 쌓은 수상 실적과 상금을 박탈하는 한편 향후 사이클 대회 출전 금지 조치를 내렸다. 사이클 지도자로서의 길도 영구히 막아버렸다.
USADA의 조치와 관련해 암스트롱은 “나, 나의 동료, 경쟁자들은 누가 투르 드 프랑스를 7회 우승했는지 알고 있다”며 “가장 혹독한 경기에선 오직 강한 자만이 승리한다. 누구도 그것을 바꿀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이 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 이전부터 꿈꿔온 암환자 지원사업에만 전념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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