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꺼져가는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각국의 정치인들이 진실된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모습은 찾아 보기 쉽지 않다. 정치인들의 생사를 좌우할 선거라는 장벽 때문이다.
경기가 좋다면 다행이지만 안좋을 경우 선거가 겹치면 문제의 소지가 많다. 정치인들이 선거에 몰두해있는 사이 경제위기 대응은 늦어 질수 밖에 없다. 특히 올해는 각국의 대선이 몰려있어 상황이 더욱 꼬여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재정절벽(Fiscal Cliff)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재정지출이 갑자기 줄거나 중단돼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보다 못한 미국 의회 예산국(CBO)이 올해 내에 재정절벽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013회계연도에 0.5%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약 200만 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사라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내놨다.
이런 경고를 접하고도 민주 공화 양당은 여전히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표심에 영향을 주거나 상대방을 유리하게 만들 수 있는 정책에 양보할 수 없다는 듯 서로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유럽의 경제위기 해법도 정치 논리에 휘둘리고 있다. 유럽 사태 해결의 마지막 열쇠를 쥐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어디에 열쇠를 꽂아야 하는지 잘 알지만 그런 선택을 하기 쉽지 않다. 그리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양보를 하자니 자국 정세가 걸린다. 그렇다고 양보를 하지 않을 경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붕괴가 눈앞에 보인다.
이런 가운데 지난 봄 프랑스 대선에서 친 대중적 정책을 앞세워 당선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인기가 최근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우리 경제상황도 유럽만큼은 아니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분명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가운데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 경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선레이스도 시작됐다.
대선 주자들과 정치권은 집권하고 보자식의 정책이 아닌 대한민국을 위한 진정한 정책으로 승부하고 현 정부는 임기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기를 바래본다. 자칫 지금까지 쌓아온 공든탑이 무너질까 우려스럽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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