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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전자업계 돌파구, 디자인에서 찾아라

최종수정 2012.08.22 11:20 기사입력 2012.08.2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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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제2 창업'을 선언하는 회사 상당수는 디자인에서 해답을 찾는다. '디자인 경영'을 화두로 제시하며 새로운 변신을 꿈꾸지만 쉽지 않다. 디자인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디자인 경영을 하지 않아서다.

전자업계 역시 비슷한 경우다. 치열하게 접전을 펼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을 지켜보면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전자업체들은 먼저 창조하고 만들기 보다는 인기 있는 제품들을 발빠르게 만들어 수출하는 방법으로 성장해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 가전, 스마트폰 등에서 모두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선도 업체로 부상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이들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 됐다. 유럽 경기 침체로 인해 세계적인 불황을 맞고 있는 현재 국내 산업 중 유일하게 전자산업만 수출이 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수년전만 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시장에서 경쟁하며 상대의 장점을 좀 더 세련되게 만드는데 집중했다. 두 회사 중 하나가 시장에서 인기 있는 제품을 만들면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 놓는다.
삼성전자가 일반 스마트폰 보다 화면이 큰 '갤럭시 노트'를 내 놓은 뒤 LG전자가 스마트폰 화면을 키워 내 놓거나 LG전자가 내 놓은 스마트TV의 받침대 디자인과 흡사한 제품을 삼성전자가 내 놓는 등의 일이 그렇다.

애플이 제기한 소송을 보자. 애플은 사각형에 테두리가 둥근 형태의 디자인이 자신의 특허라고 주장하고 있다. 별거 아닌 특허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특허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인 삼성전자를 괴롭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서 벌어진 소송에서 삼성전자가 불리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전문가들이 대다수다.

디자인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디자이너가 제품 개발 초기부터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전자업체들이 제품을 만드는 작업에선 기술자가 우선시 됐다. 기술자가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고 나면 여기에 맞춰 디자인을 해왔다.

디자인을 우선할 경우 많은 것이 달라진다. 디자이너는 독창적인 제품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주문하고 새로운 기능들을 탑재한다. SF 영화속의 한 장면을 구현하기 위해 수많은 기술들이 실제로 개발되고 구현되는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제품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다.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는 셈이다.

국내 전자업계 역시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디자인에 있다. LG전자는 예전 초콜릿폰을 내 놓으며 터치라는 새로운 개념을 담아 세계 휴대폰 시장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며 디자인 보다는 기능에 치중했고 결국 본연의 경쟁력 마저 잃어버린 상황이다.

불황의 돌파구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상상속에 있는 디자인을 디자이너가 꺼내 놓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들이 개발돼야 한다. 디자인 경영을 외치지만 말고 이제 디자이너를 경영 일선에 과감하게 투입하는 용단이 필요한 것이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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