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인류가 직면한 환경, 식량, 에너지, 자원 등의 문제를 해결해줄 공간이 바다라고 인식한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지속적으로 바다에 관심을 가지고, 바다를 보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해양오염물질이 쌓이고, 바다쓰레기가 섬을 이루고, 지구 최후의 코끼리거북이가 숨을 거둬 공식적으로 멸종됐으며, 해수면이 높아져 국토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나라까지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바다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시점에서 인간이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살아 숨 쉬는 바다'를 만들기 위해서는 해양과학기술의 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처럼 다양한 해양생물과 유전자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분야가 바로 해양생명공학기술이며, 이는 미래 녹색산업의 중요한 아이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여수엑스포에서는 해조류 바이오매스를 이용해 바이오에너지를 만들거나, 바이오플라스틱ㆍ바이오섬유의 원료물질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 등이 소개돼 많은 관람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해양의 극한환경에서 서식하는 미생물을 이용, 바이오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제철소 등에서 배출되는 일산화탄소를 해양극한미생물을 생촉매로 이용해 수소로 전환시키는 이 기술은 순수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수소 생산기술이다. 지난 6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플랜트동을 준공해 대량생산을 위한 기반이 구축된 만큼 향후 경제성이 높은 녹색에너지 자원의 확보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이번 엑스포를 통해 해양의 이용과 보호에 대한 인식이 더 넓게 확산된 만큼, 해양과학에 대한 국민적 관심 또한 확대됐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이러한 지지가 해양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로 이어져 우리나라가 진정한 해양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를 기대한다.
이정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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