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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감정은 전염된다

-감성도 역량…조직 차원에서 관리
-집단 감정상태 모니터링 해야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직장인 A씨는 요즘 하루하루가 고달프다. 직장 상사는 하루에도 기분이 수십 번 오락가락 하고, 회사에 대한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사는 후배는 A씨를 붙잡고 하소연하기 바쁘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느라 A씨는 절로 한숨이 터져 나온다. 팀 분위기를 휘감는 부정적인 기운에 절로 얼굴이 찌푸려지는 건 다반사다.
A씨의 사례처럼 조직원들의 감정은 사무실 내 공기를 타고 전염된다. 긍정적인 기운이라면 반기지 않을 이 없겠지만 부정적인 감정은 달갑지 않다. 부정적인 감정이 퍼지면 조직원들의 업무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조직원들의 감정 상태를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LG경제연구소가 최근 펴낸 '구성원들의 부정적 감정, 전염성 높다'는 보고서를 바탕으로 조직원의 부정적인 감정이 조직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염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본다.

◆부정적인 감정, 성과로 연결된다= 우리나라는 근무 시간이 길고 상호 관계를 중요시하는 문화가 강한 탓에 상대방의 감정에 더 많이 노출된다. 감정이 쉽게 전염될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한 취업포털사가 직장인 6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1.4%가 '스트레스를 받아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고 답할 정도다.

직장인들이 경험하는 부정적인 감정은 주로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 분노, 불안, 좌절, 권태 등이다. 이런 감정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구성원들의 태도와 업무 처리 방식에 영향을 주고, 이는 결국 성과로 연결된다. 업무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의사결정에 악영향을 끼쳐 성과 저하를 불러오는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은 전염성 또한 강하다. 같은 사회적 환경에 속해 있고 친밀한 관계일수록 이런 경향은 더 짙다. 이른바 '감정의 전염'(emotion contagion)이다. 존 카시오포 시카고대학 심리학과 교수는 한 연구에서 "공포, 슬픔 등의 부정적 감정은 즐거움 등의 긍정적인 감정보다 인간의 생존 본능에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감정 표출도 더 크게 나타나고, 주위 사람들도 자신의 생존 위협을 감지하며 부정적 감정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리더의 감정은 조직 내 끼치는 영향이 크다. 성과 압박 등 위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를 조직원에게 내려 보내는 경우다. 부정적인 감정을 대외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보니 리더에서 시작된 감정 전염은 눈에 잘 띄고 조직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리더가 화를 내거나 잔뜩 표정을 찡그리고 있으면 조직원들이 리더의 표정, 말투, 행동 하나에 주위를 기울이고 신경을 쓰게 된다. 리더는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이 조직 내로 일파만파 퍼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감정 관리 방안을 고민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물론 조직원들의 감정도 조직에 영향을 준다. 리더에 비해 감정 표현의 수위가 낮고 눈에 잘 드러나지 않아 파급력은 적지만 모르는 사이에 잔잔한 물결을 만들며 퍼지긴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하기 싫어', '대충하지 뭐', '안 될 것 같아' 등의 부정적인 표현은 조직 내 서서히 무기력증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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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조직 내 부정적인 감정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 이처럼 부정적인 감정은 그 전염력을 감안할 때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 어렵다. 기업에서 조직원들의 감정을 조직 차원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부정적인 감정의 근원지가 어디인지 파악하고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교육 프로그램이나 휴가를 통해 조직원들 스스로 감정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방법이 있다.

구글은 사내에 내면 검색(Search inside yourself)이라는 감성지능 강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직원들이 느끼는 중압감과 스트레스, 부정적인 감정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직원들을 도와 창의적인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개발된 프로그램이다.

리더의 감성 역량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리더의 감정이 조직 내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리더에게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하니웰에서는 중간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감성 역량 개발 코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보잉은 임원 리더십 역량 개발에 감성 역량을 활용한다. 모두 조직 내 감정적 기류 변화나 갈등을 사전에 감지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한 결과다.

부정적인 감정 확산을 알리는 신호를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 병가나 결근율이 늘어나거나 집단 이직 현상이 발생하는 게 일례로, 이런 현상이 발생하기 전 집단의 감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가장 좋다. 대표적으로 퇴사 인터뷰를 강화해 조직원들이 조직을 떠나는 이유를 파악하거나 조직 차원의 설문 조사를 진행하는 방법 등이다.

송주헌 선임연구원은 "구성원들이 느끼는 부정적 감정들이 바이러스처럼 조직 내 보이지 않게 퍼지면서 조직 전반적인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기업들이 조직 내 부정적인 감정의 근원지를 찾아내고 확산을 막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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