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3주년 맞는 인천세계도시축전, 지금 그 곳은
3년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인천세계도시축전'이 7일로 개최 3년을 맞는다. 하지만 도시축전이 표방한 '미래도시'는 이미 먼 과거가 됐다. 도시축전의 상징 건축물로 무려 1300억원이 투자된 송도 '투모로우 시티'가 폐물로 방치돼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찾아간 첨단기술 체험관 투모로우 시티의 분위기는 적막했다. 관객을 맞아야 할 주 출입구는 굳게 잠겨 있었다. 인천지하철 1호선에서 체험관으로 들어가는 통로와 일명 '선큰(sunken) 광장' 쪽 출입구도 모두 막힌 상태였다.
3년 전 선큰 광장을 둘러쌌던 상점가들도 이미 문을 닫은지 오래였다. 편의점, 팬시숍, 식당등이 있던 각 매장은 텅 비어 있었다.
투모로우 시티는 SK 텔레콤을 중심으로 설립된 '(주)웨이브시티개발'이 2009년 1300억 여원을 들여 지은 첨단 미래도시 체험관이다. 이른바 '유비쿼터스' 기술을 이용한 미래의 생활, 문화, 교육, 의료 체험시설들이 지하 2층ㆍ지상 6층의 각 층마다 설치됐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개관 2년 2개월 만에 시행사의 공사비 정산문제와 컨텐츠 부실로 운영이 전면 중단됐다.
시행사가 환승센터를 폐쇄하자 인천시는 급한대로 매표소를 들고 나와 건물 밖에 임시 환승장을 만들었다. 승객들은 현재 컨테이너 식으로 마련된 야외 매표소에서 표를 사 그 옆 간이 대기소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4일 대기소에서 만난 김정화 씨(32)는 "환승센터가 폐쇄된 줄 얼마 전에야 알았다. 요즘 공항 갈 일이 있어 자주 이 곳에 오는데 멀쩡한 건물 놔두고 이렇게 땡볕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일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라고 불편을 호소했다.
투모로우 시티 운영 정상화는 요원해 보인다. 시행사인 웨이브시티개발은 지난해 4월부터 발주자 인천도시공사와 공사비 정산을 놓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3년 전 설치된 체험시설 외에 새로운 컨텐츠를 개발하는 작업도 현재 진척이 없다.
향후 투모로우 시티 운영을 맡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우선 소송이 마무리되길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운영방안 마련은 불가피하게 그 이후로 미룰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승환 기자 todif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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