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에서부터 햇반과 조미료ㆍ참치캔 등 가공식품과 맥주까지 이 달에만 오르거나 오를 예정인 품목만 10여가지에 달한다. 저녁 식탁에 올릴 반찬거리나 아이들의 주전부리 과자 한 봉지를 사면서도 불과 몇 십원에 살까 말까 망설이는 주부들로서는 한꺼번에 오른 가격들이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이트진로는 2011년 1분기 76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올해 1분기에는 3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원재료 가격 상승 요인이 컸다. 국제 맥아가격이 최근 3년간 20.2%, 보리는 102.1%, 캔재료인 알루미늄은 11.0% 올랐다. 참치캔 시장점유율 1위인 동원F&B도 가다랑어의 국제가격이 급등하면 참치 부문이 2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동원F&B가 식품에서 적자를 낸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 외에도 가격을 인상하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된 식음료업체들은 한두 군데가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어려워진 경제 여건에서 물가마저 오르면 정책의 폭은 더욱 좁아지고, 그렇다고 계속해 가격을 누르면 '시장을 통제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 현재 정부는 여건이 어려운 식음료업체의 가격 인상 여지는 열어두되 그 폭은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관건은 타이밍. 적정 수준의 범위 내에서 가격을 올리되 느슨해진 분위기에 편승해 무분별하게 가격을 인상하는 업체들이 생기면 정부도 가만히 손놓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 두업체의 이기심에 소비자와 업계 전체에 피해가 갈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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