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연봉 자랑하지만 올 응시자는 작년대비 절반이상 급감

부동산 불황에 감정평가사 시험도 '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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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고액 연봉을 받는 전문직으로 큰 인기를 누려온 부동산 감정평가사 인기가 식은 것일까. 최근들어 시험 응시자가 큰 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이후 감정평가사 1차 시험에 응시한 인원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제18회 시험에는 한해 평균 응시자 수(4010명) 보다 18%(710명) 많은 4720명이 시험에 응시했다. 하지만 2008년 4084명, 2009년 2189명, 2010년 2100명, 2011년 2181명을 기록하며 매년 감소 추세다.

오는 9월 2차 시험을 앞두고 있는 제23회 감정평가사 시험에는 지금까지 가장 적은 1851명이 1차 시험에 응시해 평균 응시자 수 대비 54%(2159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응시자가 줄어든 이유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일감이 줄어든 데 따른 영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바닥인 데다 은행의 자체 감정 확대, 재개발ㆍ재건축 감소, 국가 차원 대형 프로젝트 감소, 한국감정원의 업무 개편 등으로 업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감정평가사 시험 응시자가 줄면서 관련 학원과 출판사들도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이렇다보니 시험에 합격해도 문제다. 경기가 어려워지고 관련 사업이 줄면서 합격을 하고도 수습교육을 받을 법인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합격자들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감정평가협회는 합격자들을 협회에 소속된 30개 감정평가 법인에 강제로 배정해 교육을 받게 하는 실정이다.


한국감정원이 업무개편을 통해 주택가격동향, 실거래가, 지가변동률 등 부동산 가격 조사ㆍ통계를 전담하게 되면서, 이 업무의 일부를 담당해온 민간 감정평가 법인의 역할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는 부동산 관련 정보 조사ㆍ통계 업무를 한국감정원으로 일원화 해 부동산 가격 조사체계의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한국감정원은 이를 위해 지난해 본점 부동산공시처와 심사관리실을 통합ㆍ신설했고 사업지원실과 기업평가처는 축소했다. 기존 11처ㆍ실 33부인 본점 조직은 10처ㆍ실 32부로 줄였으며 지역 본부도 오는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재배치할 계획이다. 한국감정평가협회에서 조사ㆍ통계를 담당하던 인력 10여명을 고용승계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감정원 등 공공기관으로 진출하는 감정평가사는 한 해 합격자(200여명)의 10%도 채 되지 않아 앞으로도 감정평가사 시험 응시자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ㆍ수도권 일대 뉴타운ㆍ재개발ㆍ재건축에 대한 출구전략이 본격화하는 것은 감정평가에 대한 수요가 대폭 줄어드는 요인이다. 서울시의 경우 추진위원회가 없는 뉴타운ㆍ재개발 구역 163곳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하는 등 출구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도도 지난 11월부터 뉴타운 출구전략을 통해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45곳의 구역을 해제했다. 앞으로 해제되는 구역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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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시험에 합격한 감정평가사들도 고민이 깊어지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2008년 시험에 최종합격한 정모(34ㆍ여)씨는 "합격 후 1년 동안 감정평가 법인 등에서 실무수습을 거쳐야 하는 데 업계가 어렵다 보니 갈 곳이 없어는 데 협회에서 주선해줬다"면서 "현재 법인에 입사한 지 겨우 2년이 조금 지났는 데 벌써부터 회사가 어려워지는 게 눈에 보이니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이미 포화상태인 감정평가 업계도 불황의 여파를 비켜가지 못했다"면서 "한국감정원과의 업무 개편과 토지 보상 등 국가적 사업이 줄면서 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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