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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분명해진 안철수, '야권주자' 입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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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분명해진 안철수, '야권주자' 입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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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굳이 나누어야 한다면 보수와 진보가 아닌 상식과 비상식으로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누군가 물어보면 '저는 상식파인데요'라고 말하려고 한다."
이같이 말하며 진영논리를 경계하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펴낸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에서 야권 쪽으로 분명하게 쏠린 정책 구상을 내보였다.

일부 구상은 한때 자신에게 공동정부를 제안했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생각과 '교감'한 듯 일치한다.

안 원장은 저서에서 "재벌개혁을 통해 대기업의 특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원장은 또 "(재벌) 지배구조 개선"을 경제민주화의 주요 요건으로 꼽고 재벌을 "현행 법규상 초법적인 존재"라며 경계했다.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금산분리 강화, 순환출자 금지 등에 관해서도 "대체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안 원장의 이런 생각은 중소기업 보호와 재벌ㆍ대기업의 중소상권 침해 규제, 위법행위에 대한 제재 강화에 초점이 맞춰진 새누리당 및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구상을 뛰어넘고 재벌ㆍ대기업의 경영구조 자체를 정면으로 손질하려는 민주당 등 야권의 정책과 맞아떨어진다.

안 원장은 또한 새누리당과 박근혜 전 위원장이 주장하는 선별적 복지나 생애주기별 복지가 아닌, 야권이 내세우는 유럽식 보편복지에 방점을 찍었다.

안 원장은 "민생의 핵심 영역에서 중산층도 혜택을 볼 수 있는 보편적 시스템을 사회적 합의와 재정여건에 맞춰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안정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복지를) 늘리자는 얘기를 두고 '재정위기' 운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안 원장의 생각에서 특히 주목되는 점은 에너지 구상이다. 그는 저서에서 세계적인 탈원전주의자이자 신재생 에너지 전도사로 불리는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을 수 차례 언급하고 지난 2월 손 회장과 만난 일화를 소개하며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거나 사람들에게 위해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을 국가가 경제논리만으로 일방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전기밭 프로젝트'로 일본 현지에서 수 조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진행중인 손 회장은 아시아 국가들을 관통하는 신재생 전력망 '아시아 슈퍼그리드' 사업을 추진중이다.

이는 이명박 정권의 원전 진흥 정책에 대한 반대 뜻을 밝힘과 동시에 태양광ㆍ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 정부가 마련한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의 뼈대는 오는 2030년까지 원자력 비중을 14.9%에서 27.8%로 늘리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4%에서 11%로 확대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현재의 원전 진흥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 4ㆍ11총선 전에 현 정부의 원전 진흥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당론을 정했다.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은 지난달 7일 일본에서 손 회장을 만나 원전 축소의 필요성을 논의하고 손 회장의 탈원전 구상을 우리나라 에너지 산업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안 원장과 문 상임고문의 구상이 가장 정확히 들어맞는 대목이 여기다.

안 원장은 지난해 9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저는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좌우 논리에 완전히 빠져 있는 사람이 아니다보니 진보진영부터 건강한 보수까지 굉장히 스펙트럼이 넓다"고 말했고 지난 3월 서울대 강연에서는 "정치에 참여하게 된다면 어떤 특정한 진영 논리에 기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지난해 9월 "제가 안보는 보수고 경제는 진보인데 그럼 제가 보수입니까 진보입니까"라는 안 원장의 말을 대중에 전했다. 진영논리를 이토록 경계해온 안 원장이지만, 이번에 발간한 저서에서 그의 '색깔'은 분명해졌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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