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정세균 상임고문, 김두관 전 경기지사 등 '비문(非文) 3인방'은 즉각 문 고문의 결선투표제 수용을 환영했다. 1차 경선에서 과반을 차지하는 후보가 없을 경우, 2·3·4위 후보들이 결선투표에서 연대할 경우 대역전 드라마를 쓸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비문(非文)' 3인방 측이 '룰의 전쟁'에서 앞서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문 고문의 대세에는 큰 균열을 내지 못했다는 분석도 많다. 당내 지지율 선두를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는 문 고문이 여전히 상당한 격차로 경선에서 1위를 할 가능성이 높고, 그럴 경우 2·3·4위 후보들이 2위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기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문 고문이 명분과 실리 모두를 얻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2·3·4위 후보들이 단일화를 하기 위해서는 '담합'이라는 비판을 감수해야하는 부담이 있는 반면 문 고문은 기득권을 포기했다는 '노무현식 승부수'를 통해 명분이라는 더 큰 실리를 챙겼다는 분석이다. 또 이미 한번 양보한 당에서 '비문' 후보 측이 요구하는 배심원제와 모바일 투표 비율 축소 등은 받아들이지 않을 공산이 커 문 고문의 대세에 큰 지장이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이 이날 당무위원회에서 별다른 이견 없이 경선룰 당규를 처리하면 당 경선은 완전국민경선을 먼저 실시하고, 필요할 경우 결선투표까지 실시하는 2단계 방식으로 진행된다. 당원과 국민을 차등화하지 않고 선거인단으로 신청한 모든 이에게 1표씩 인정하는 완전국민경선을 실시하는 것은 정당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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