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관계자는 9일 "다른 보험 사기 피해도 파악하고 있지만 장기손해보험 가입 추이 등을 눈여겨 보고 있다"면서 "장기손해보험이 하반기 모니터링을 강화할 최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기손해보험 판매증가율이 작년에 이어 올해는 더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이 장기손해보험을 정조준하는 이유는 이 상품 판매가 크게 늘어난 데다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릴 수 있는 환경을 잘 갖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장기손해보험은 실손의료보험 등을 포함하는데, 상해 등이 발생할 경우 보험금을 즉각 받을 수 있어 최근 들어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장기손해보험 수입보험료는 2009 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에 23조원 규모였으나 2011 회계연도엔 34조원으로 늘었다. 특히 병원과 환자, 보험설계사가 짜맞추는 조직형 범죄로 번질 가능성이 많다고 금감원은 분석하고 있다.
아직 올 상반기 집계가 정리되지 않았지만 금감원은 장기손해보험과 관련한 사기 적발 건수와 금액이 자동차보험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사기 적발금액은 2408억원으로 전체 보험사기의 57%를 차지했다. 장기손해보험은 사기 적발액이 1029억원(24%) 수준이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총 보험금 지급 규모는 27조원이고 이 가운데 3조4000억원이 허위 및 과다 청구 등 보험사기로 새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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