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그룹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개 오찬 이벤트를 제안한 뒤 나타난 삼성 임직원들의 다양한 반응이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읍소형 멘트와 애교 섞인 아부성 멘트들이 눈에 띈다. "제가 안되더라도 가면 안될까요? 그냥 식사하시는 옆에 서 있기만 하겠습니다." "삼성에 입사한지 20년이 되가는데 만나게 된다면 족보에 길이길이 남길만한 일이다." 등의 재미있는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실명으로 적게 돼 있는 게시판에 이건희라는 이름이 등장하자 직원들의 박장대소가 이어진다. 이 회장과 동명이인인 한 직원은 특별한 사연을 제출해 달라는 주문에 '나는 특별한 사연이 없는데…'라는 댓글을 달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창의적이고 진정성 있는 사연을 보내야 한다" "언론에 실명이 거론되도 창피하지 않는 사연을 찾아야 한다" 등의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사원은 "회장께서 점심 식사를 직접 하자고 한 만큼 임원보다는 사원이 유리할 것"이라며 "적어 낸 사연이 신문이나 방송에 나올지도 모르니 단단히 준비를 하고 응모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점심 식사 이벤트에 초대되면 물어볼 리스트를 함께 작성하고 있는 부서, 내가 책임지고 이 회장께서 취임 25주년을 넘어 취임 30주년을 맞으실 예정인지 물어볼 테니 추천해 달라는 신입사원 등 이 회장과의 점심자리 확보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고 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그룹 오너를 불편하고 어려운 사람으로 여겼지만 신세대 직원들에게는 점심 이벤트 제안으로 오너가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다. 생산직 직원들도 딴 세상 사람이라고 여겼던 이 회장이 먼저 식사하자며 손을 내밀자 현장의 고충을 전달하겠다며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삼성 계열사 한 직원은 "오너와 계열사 임직원간의 스킨십 밀도가 높아지면서 내부 결속력도 더욱 강해지고 있다"면서 "밖에서는 뭐 그리 호들갑이냐는 의견들도 많지만 삼성에 다니면서도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서만 봤던 이 회장과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직원들의 사기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